경제
제과산업 진두 지휘 신동빈 ‘韓日 원리더 체제 굳히기’
입력 2016-03-24 16:23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원 리더 체제 굳히기 신호탄으로 제과 사업을 선택했다. 지난주 신 회장의 주재로 일본 도쿄에서 3일간 열린 ‘식품글로벌전략회의에서 한국 롯데제과와 일본 (주)롯데의 긴밀한 협업을 강조하면서 그 첫 제품으로 유산균 초콜릿을 지목했다. 일본 (주)롯데가 출시해 인기를 끈 유산균 쇼콜라 ‘스위트 데이즈를 한국 롯데제과에서 생산하라고 지시했다. 초콜릿으로 유산균 20억 마리를 감싼 이 제품은 그냥 유산균만 섭취했을 때보다 100배 이상 살아 장까지 도달한다고 한다. 한국 롯데제과는 상반기 안에 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유산균을 포함한 웰빙 과자를 한국과 일본 롯데제과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한국 롯데제과는 지난달 첫 유산균 과자로 ‘요하이를 출시한 바 있다. 크래커 중간에 프로바이오틱스로 인정된 유산균인 써모필러스와 플랜타럼이 포함된 그릭 요거트 크림이 들어가 있다. 한 봉지(6개)에 유산균 1억 마리가 함유돼 있으며 상온 보관이 가능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아이에게 유산균을 먹이려는 어머니와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 회장은 유년 시절 추억 때문에 제과 사업에 애착이 강하다. 해외 출장 중에 맛있거나 특별한 과자를 발견하면 롯데제과에 개발하라고 지시할 정도다. 더욱이 롯데그룹의 모태인 양국 제과 회사의 통합 경영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지난해 9월 청문회에서도 한국과 일본 제과 사업의 통합 경영 시너지 효과와 2020년 세계 5대 제과 회사 도약 목표를 강조한 바 있다.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제과는 현재 세계 제과시장에서 각각 17위, 18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 매출을 합칠 경우 세계 7∼8위로 올라간다. 지난해 한국 롯데제과 매출액은 2조2579억 원, (주)일본 매출액은 2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식품글로벌전략회의에서는 양국 롯데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들이 참석해 양국 제과회사의 공동 글로벌 시장 공략 방법을 논의했다.
그 첫 단계로 카카오 등 주요 원료를 통합 구매해 원가를 낮추고 해외 공장과 거래처도 공유하기로 했다. 한국 롯데제과는 현재 카자흐스탄, 벨기에, 파키스탄, 인도, 중국, 베트남, 러시아, 싱가포르 등 8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 21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에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는 앞으로 빼빼로, 초코파이, 가나초콜릿, 자일리톨껌, 코알라마치 등 연매출 1000억 원 이상 5개 메가브랜드 제품 포장을 통일시키고 연구개발(R&D)과 생산, 마케팅, 영업 전분야에 걸쳐 협업할 계획이다. 빼빼로, 초코파이는 롯데제과 대표 상품이며 코알라마치는 일본 ㈜롯데의 주력 제품이다. 가나초콜릿과 자일리톨껌은 양국 롯데가 각각 출시했다.
양사는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도 공동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며, 한국과 일본 구별 없이 롯데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일본 ㈜롯데는 지난해 말 공개매수를 통해 한국 롯데제과 지분 7.8%를 사들이면서 롯데제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롯데제과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국내 최고가주인 롯데제과는 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주식분할도 결정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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