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리운전·유학컨설팅…돈되는 사업 뛰어든 카드사
입력 2016-03-22 17:46  | 수정 2016-03-22 19:43
신용카드 업계가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휴대폰 교체·판매, 부동산 임대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2일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4월 중 앱카드를 통해 대리운전을 부를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신한카드는 대리운전 외에 공공기관 빅데이터 컨설팅, 장기렌터카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대리운전 업체에서 가맹점 수수료 외에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며 "단순히 수익을 올린다기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 등을 24개월 할부로 구매한 이후 1년 뒤 카드사에 반납하면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꿔주는 서비스인 '갤럭시 클럽'을 시작했다. 또 반납받은 스마트폰을 제3자에게 다시 파는 방식으로 중고 휴대폰을 판매하는 사업에도 나선다.

BC카드는 주로 대형 소매상들의 주력 사업이었던 PB(Private brand·유통사 자체 개발 브랜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 제조업체와 손잡고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PB 상품을 출시해 온라인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사옥을 3곳(본사, 퓨처센터, 교육센터)이나 보유한 BC카드는 본사 사옥의 비어 있는 공간을 대여하는 형태로 부동산 임대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카드사에 허용된 전자고지결제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유학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학 업체인 유학닷컴과 연계해 롯데카드 홈페이지에서 유학닷컴에 접속하면 할인이나 무이자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개해준다. 롯데카드는 5~6월 중에 영어캠프를 주선하는 것을 시작으로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류 특화 쇼핑몰을 열고 해외 역직구 시장에 진출했다. 하나카드도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위챗 페이먼트(Wechat Payment)'를 준비 중이다.
카드업계가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은 수수료 인하 조치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8개 카드사의 총 당기순이익은 2조505억원으로 전년도(2조2248억원)보다 7.8%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수익을 보완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카드사별로 저마다 장점을 살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유통 과정이 중개자가 생략되는 P2P 형태로 바뀌면서 카드사, 밴사 등 결제 관련 업체들 역할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카드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직접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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