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방송진단] ‘꽃청춘’부터 ‘진사’까지…‘관찰예능’의 한계인가
입력 2016-03-22 09:29 
사진=진짜사나이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걸까. 관찰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들이 여기저기서 논란에 휩싸이면서 관찰 예능 장르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관찰 예능이란 다큐에 가까울 정도로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관찰 카메라 형태로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을 말한다. 제작진이 설정한 주제나 소재, 미션만 가지고 출연자들이 상황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대로 전해 ‘관찰한다는 이름이 붙었다.

2012년부터 붐이 일었던 관찰 예능은 지금까지 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관찰 예능인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와 tvN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이하 ‘꽃청춘) 등이 동시에 논란에 휩싸이면서 장르의 한계가 다가온 것은 아닌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진짜사나이에서는 여군특집 4기 교육생 중 한 명인 김성은이 의무부사관이 되기 위한 2차 필기시험을 진행하던 중 한 문제를 옆에 앉은 하사가 알려줬다고 양심고백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방송이 끝난 후 김성은에게 답을 가르쳐준 하사의 불이익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김성은의 행동이 경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제작진과 소속사 측은 이미 찍혔던 영상이 있어 김성은이 미리 말한 것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그간 다양한 논란에 휩싸였던 ‘진짜사나이를 향한 반응은 싸늘했다.

‘꽃청춘은 비매너 논란에 휩싸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상정까지 됐다. 출연진이 팬티를 벗고 노는 장면이나 가운을 입고 호텔 조식을 먹는 장면은 기본 에티켓을 어겼다며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논란 때문에 시청률까지 하락하는 불상사를 빚었다.

물론 ‘1박2일이나 ‘백년손님 자기야와 같은 프로그램은 아직도 시청률 파워를 자랑한다. 하지만 대표적인 관찰 예능 장르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혀왔던 ‘꽃청춘 시리즈와 ‘진짜사나이에 비슷한 문제가 생긴 것은 주목해야 할 일이다.

사진=꽃보다청춘 방송 캡처


사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특성상 제작진의 간섭이 많이 들어갈 수 없다. 일반 버라이어티처럼 벌칙이나 일정한 제도로 상황을 통제할 수도 없고, 오로지 출연진의 역량에 의지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장르. 출연자는 한정돼 있고 상황 설정도 ‘군 입대 ‘육아 ‘여행 등 일정 키워드에 국한되니 여러 에피소드가 그려지기 힘들다.

지금의 ‘진짜사나이나 ‘꽃청춘은 ‘이야기 소진 시점에 다가온 듯하다. 특히 ‘진짜사나이 중에서도 여군특집은 여군의 이야기를 풀 수 있는 범위는 남자의 경우보다 폭이 좁다. ‘꽃청춘 또한 젊은이들의 배낭여행이라는 한정된 테마가 반복되는 시리즈다.

공교롭게도 ‘진짜사나이 여군특집도 4기, ‘꽃청춘도 페루, 라오스, 아이스란드에 이어 네 번째 여행이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문제들로 몸살을 앓는 프로그램들의 패턴만 봐도 관찰 예능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점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나 혼자 산다처럼 일상생활을 다루는 게 아니라 특정 환경을 설정하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도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 빨리 이야깃거리를 소진한 이유다.

그러다보니 프로그램 제작진 측에서는 작은 에피소드도 더 크게 키워 재미 포인트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진짜사나이의 성희롱 발언이나 ‘꽃청춘의 수영장 에피소드도 이를 키우지 않아도 될 만큼의 재미 포인트가 많이 나왔다면 굳이 이 분량을 자막까지 친절하게 띄워서 방송에 내보냈을까.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을 한 출연진과 이를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의 안일한 태도도 분명 큰 문제지만, 관찰 예능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돌파할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다양한 측면에서 프로그램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만한 시점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