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重 `알루미늄 구형 탱크 화물창` 원가 절반 낮추고 생산성 두배로
입력 2016-03-21 19:03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곡률 가변형 금형을 이용한 초대형 알루미늄 곡판 열간성형 기술로 제작 중인 알루미늄 곡판 <사진 =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용 알루미늄 구형(spherical type·)탱크 화물창 12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구형 LNG 화물창은 LNG선의 핵심설비로 액화천연가스를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로 운송하기 위해 극저온에서 견딜 수 있는 알루미늄합금으로 만든다. LNG 화물창은 구형의 독립된 탱크들이 여러개 늘어서 있는 형태로 구성돼 선박 운항 중 내부 LNG 유동 하중과 외부 충격으로 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각각의 탱크별로 LNG 선적 및 하역이 가능해 운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LNG 저장용 구형 알루미늄 탱크는 LNG선 1척 당 평균 4~5기가 탑재된다.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선박의 LNG 적재 용량에 따라 탱크의 수와 직경은 달라진다. 구형 탱크는 1기 당 일정한 곡률로 성형된 알루미늄 곡판들을 여러 개 조립해 만들게 되는데 평균 160매의 곡판이 사용된다. 면적이 수십 ㎡에 달하는 곡판은 수 ㎜ 이내의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해외 경쟁사들의 경우 상온 소재를 점진 성형하는 방식 또는 고온 소재를 콘크리트 금형을 활용해 곡판으로 만드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런 공법의 경우 판재 크기의 제한, 금형 수정의 어려움, 긴 냉각 시간 등으로 인해 치수 정밀도가 낮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평판을 용접해 판재 크기를 경쟁사 대비 2배로 늘린 상태에서 곡률 변화가 가능한 금속 금형으로 열간 성형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판재 크기를 키우고 냉각시간을 줄여 경쟁사대비 생산성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연간 4~5척의 구형(spherical) 타입 LNG선 건조가 가능해졌다.
현대중공업은 북미와 남미에 서식하는 ‘아르마딜로에서 이 같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스페인어로 ‘갑옷을 걸친 작은 동물을 의미하는 아르마딜로는 단단한 등딱지로 몸이 덮여있다. 띠 또는 판자 모양의 등딱지는 움직이기 편하도록 여러장이 피부에 연결돼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외부의 위협을 받은 아르마딜로는 등을 구부려 몸을 구형으로 둥글게 말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르마딜로의 등껍질 구조에 착안해 곡률 변화가 가능하도록 삼각형 조각으로 구성된 금속 금형을 만들었고 하나의 금형을 통해 다양한 치수의 곡판을 성형할 수 있었다. 치수 정밀도도 높이고 구형탱크의 직경 변화시 추가 금형설비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아도 돼 경쟁사 대비 50% 이상의 원가 절감이 가능했다.
현대중공업은 곡률 가변형 금형 설계 및 대면적 초대형 곡판의 열간성형 기술, 열간성형 시스템의 설비 자동화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그 결과 해외 경쟁사 대비 원가절감은 50% 이상, 생산성은 2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 연간 1~2척을 생산하는 경쟁사와 달리 현대중공업은 연간 4척의 구형 LNG 운반선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대중공업은 개발한 핵심 기술을 토대로 구형 탱크의 양산 적용을 통한 상용화를 실현했다. 현재 15만㎥급 구형 LNG 운반선 5척의 건조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현대중공업은 곡률 가변형 금형을 이용한 초대형 알루미늄 곡판 열간성형 기술을 토대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 이상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 생산기술연구소 김대순 연구위원은 구형 LNG 운반선에 국한해 적용하고 있는 LNG 저장용 초대형 알루미늄 구형 탱크의 적용 범위를 향후 선종 다양화 및 응용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며 중·소형 LNG 운반선이나 해상 LNG 터미널과 같은 해양·플랜트 분야 신규 시장 진입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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