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4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이 46개월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지역별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의 비율)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1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 군포 일대는 아파트 전세가율이 84.2%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기록을 보였다. 이어 서울 성북구(83.1%)와 경기 의왕시(82.4%), 안양시(81.3%), 서울 동대문구(80.3%), 관악구(80.2%) 등지에서 전세가이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데는 이른바 ‘갭(gap) 투자가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전세 수요자들이 찾는 중소형 아파트가 많고 지하철1·4호선이 지나는 군포시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나 서울 지하철 4·6호선이 지나는 역세권 단지에 재개발로 주거 환경이 정리되고 있는 성북 길음 뉴타운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군포 산본신도시와 성북구 길음동은 부동산 투자 모임이나 지방 투자자들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들여 시장의 관심을 끈 동네다. 갭투자란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gap)가 줄어든 지역에서 급매물을 사들인 후 기존 전세금보다 높은 가격에 임대를 놓아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시세차익도 찾는 것을 말한다.
사정이 다른 지역도 있다. 지난해 말 서울이 사상 처음으로 평균 전세가율 70%를 넘어선 가운데 서울 용산구(59.8%)와 강남구(59.5%), 경기 과천시(58.6%) 등은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낮다. 3.3㎡당 아파트 매매 가격으로 따지면 용산구는 2301만원, 강남구는 3219만원, 과천시는 2639만원 등으로 수도권 자치구 중에서도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어서 전세가율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광역시·도를 기준으로 보면 전남의 광주광역시가 78%로 아파트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경기(76.9%), 전북(76.4%), 대구(76.1%), 충남(75.6%) 순으로 나타난 반면 울산(69.9%)과 제주(66.2%), 세종(59.3%) 등은 70%를 넘지 않았다. 특히 세종시는 아파트가 꾸준히 공급돼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다. 지난 2011년 2242가구가 집들이 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18년까지 연평균 9000여 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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