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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쫓는` 최지만, `꿈을 이룬` 추신수 만나다
입력 2016-03-21 12:32 
경기 후 인터뷰를 끝낸 최지만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꿈을 이룬자'와 '꿈을 쫓는자'가 만났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3)와 LA에인절스의 최지만(24)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양 팀간의 캑터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만났다. 둘이 사석에서 만난 경우는 있었지만, 이날처럼 공식 경기에서 유니폼을 입고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니폼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르다. 추신수는 지난 2013년 겨울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에 계약한 주전 베테랑이고, 최지만은 아직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지 못한 마이너리그 유망주. 지난해 12월 룰5드래프트에서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았고 현재 25인 로스터 진입을 노리고 있다.
추신수가 꿈을 이뤘다면, 최지만은 이제 꿈을 쫓고 있다. 최지만은 추신수가 걸어왔던 길을 따라왔다. 둘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추신수처럼 고등학교 졸업 후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땅을 밟았다. 추신수가 오랜 세월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것처럼, 최지만도 적지 않은 고생을 했다. 2015년에는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40인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둘의 만남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기 후 최지만을 만나 둘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를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비밀"이라고 답했다. 먼저 경기를 끝낸 추신수에게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다. 그냥 '아픈 곳 없냐'이런 것을 물어보기도 했고, 야구 외적인 인간 관계에 대한 얘기들도 있었다.
이야기는 주로 추신수가 자신이 했던 경험을 최지만에게 전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직 어리지 않은가.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경험들을 나는 10년전에 했던 것들이다.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은 해줬다." 그는 "결국 자기가 느껴야 할 문제"라며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지만은 "정말 든든하다. 마이너리그에 있었을 때 얘기나 조언 등을 많이 해주신다. 다 좋은 것들"이라며 '대선배' 추신수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추신수는 최지만에게 어렵게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최지만이 에인절스 25인 로스터 진입에 성공할 경우, 둘의 만남은 정규시즌 도중에도 이뤄질 예정이다. 추신수는 "그때는 완전히 다른 느낌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잠시 그 모습을 상상한 추신수는 최지만에게 남긴 조언 하나를 들려줬다.
"지금은 좋은 기회가 온 거 같다. 기회는 많이 오는 것이 아니다. 힘들더라도 이겨내서 잘 잡았으면 좋겠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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