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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상무, 3박 4일 '대박'휴가 뒷이야기
입력 2016-03-21 05:34 
지금 이 순간 축구선수 이승기(사진 왼쪽)가 가장 부러운 사람은 아마도 가수 이승기가 아닐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윤진만 기자] 군인 신분인 상주상무 선수들에게 휴가는 승리수당 그 이상 가는 동기유발요인이다.
그래서 상주 감독은 다른 프로 구단 감독보다 더 손쉽게 선수들의 의욕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울산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앞두고 조진호 상주 감독은 이기면 3박 4일 휴가를 (국군체육)부대장께 건의한다는 말로 선수들을 자극했다.
애초 계획은 2박 3일이었다. 헌데 조 감독은 승리수당 더블을 외치듯이 울산전 대비 훈련 중 휴가 기간을 늘렸다. 군인에게 하루는 민간인의 하루와는 다르다.

주장 이용은 "처음에는 2박 3일로 하되, 서울전까지 잘하면 3박 4일로 갈 수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훈련 도중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울산전에서 상주 선수들은 선후임 할 것 없이 똘똘 뭉쳤다. 상대에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2-0 승리를 챙겼다. 조 감독은 "90분 내내 발란스를 유지했다"며 선수들의 집중력에 감탄했다. 휴가증의 힘은 위대했다.
일주일 뒤인 20일 열린 FC서울전에서 상주는 0-4 대패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선수들의 표정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용은 "서울전까지 잘 치르고 기분 좋게 휴가를 가자고 했는데 그게 마음처럼 잘 안 됐다"고 했다.
하지만 휴가는 예정대로 떠난다. 이미 결제가 끝난 사안이다. 일반 프로팀은 상상도 할 수 없는 3박 4일의 꿀맛 휴식을 누린다.
용, 휴가 잘 다녀와. (속: 나도 가고 싶다 휴가) 사진(상암)=김재현 기자

이용은 "센터백으로 나선 경기에서 패해 너무 아쉽다"며 "휴가 때는 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기분 전환을 하고 돌아와 수원전에는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했다.
조진호 감독은 경기 전 서울까지 이기면 (부대장께) 다시 한 번 휴가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수원전 전까지는 부대장과의 독대는 없을 것 같다.
[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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