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지막 `슈퍼 주총` 핫이슈는 권력기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입력 2016-03-20 17:06  | 수정 2016-03-23 17:54
오는 25일 올해 주주총회 시즌 마지막 '슈퍼 주총데이'가 찾아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322개사, 코스닥 484개사, 코넥스 13개사 등 총 819개사가 25일 일제히 주총을 개최한다. 12월 결산 상장법인(1526개사) 가운데 절반이 이날 주총을 여는 셈이다. 금융회사, 건설사, 식품회사 주총이 대부분 이날 몰려 있다.
대기업 중에서는 두산, 롯데, 한화 계열사 주총이 예정돼 있다. 세 그룹 모두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대거 주총에 올렸다. 두산그룹과 롯데그룹은 판검사, 국세청, 장차관 출신 고위 관료들이 신규·재선임되는 사외이사 중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전직 장차관 출신 3명을 사외이사 또는 감사 명단에 새로 올린다. 사외이사였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두산인프라코어에 신규 감사로 영입됐고, 김동수 전 공정위 위원장은 두산중공업 사외이사로 간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삼성전자에 이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에서도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차동민 전 고등검찰청 검사(두산중공업 사외이사), 김창환 전 부산지방국세청장(두산 사외이사)도 재선임됐다. 25일 주총에 선임 안건이 올라가는 사외이사 13명 중 7명이 관료나 권력기관 출신이다.
롯데그룹은 박용석 전 대검찰청 차장을 롯데케미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고, 채경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새로 영입됐다. 금융감독원 출신들도 롯데그룹 사외이사로 다수 영입됐다. 문재우 전 금감원 감사는 롯데손해보험 신규 사외이사로, 이장원 전 금감원 부원장은 롯데케미칼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하이마트는 김윤하 전 금감원 검사국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한화그룹은 석호철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한화테크윈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경력과 관련 없는 사외이사 선임은 사외이사가 대주주나 경영진 결정을 제대로 견제하기보다 거수기 노릇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염려를 낳고 있다.
특히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들은 재벌 그룹들의 외풍에 대주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이나 정부 규제·인허가 이슈가 있는 그룹 계열사에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가 선임되면 비판과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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