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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팬들 뜨겁게 만든 ‘두 이병규’의 시범경기 존재감
입력 2016-03-20 06:01 
적토마 이병규(9번·왼쪽)와 작뱅 이병규(7번)가 시범경기서 나란히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이번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LG는 이들 두 명의 이병규가 중심타선에 무게를 더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진=옥영화 기자(왼), 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9번 이병규와 7번 이병규. 한 명은 LG의 최고참 베테랑이고 다른 한 명도 어느덧 고참 급에 속하게 된 현 4번 타자다. 같은 이름만큼이나 올 시즌 지향하는 목표도 비슷하다. 지난 시간 부진했던 성적을 잊게 만들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 시범경기 시작이 좋은 두 명의 이병규가 이번 시즌 LG 중심타선에 무게를 더해줄 수 있을까.
동명이인이자 LG를 대표하는 타자로서 공통점이 있는 9번 이병규와 7번 이병규의 이번 시즌 시범경기 초반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마치 각본이 존재하는 것처럼 똑같이 펄펄 날고 있다.
우선 ‘적토마 9번 이병규가 긴 부진의 터널을 뚫고 나올 희망을 선보였다. 그는 LG를 넘어 KBO를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13년 타격왕과 현재 현역 최다안타(2042개)의 기록이 무색할 만큼 근래 1군에서 존재감을 상실했다. 세대교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팀 분위기에다가 잦은 햄스트링 부상, 쑥쑥 성장한 젊은 기대주들의 등장은 이병규의 설 자리를 더욱 좁아지게 만들었다.
올 시즌 전망은 더 암울했다. 팀은 빠른 야구, 뛰는 야구를 새로운 팀컬러로 선언했고 이러한 변화의 분위기에 발맞춰 이병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2군에서 해외 전지훈련을 치렀다. 그 사이 LG의 유망주들의 기량도 성장세를 거듭했다. 그를 향한 이번 시즌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였다.
이병규는 현실을 인정하고 묵묵히 기다렸다. 그리고 몸을 만들며 부름을 대기하던 끝에 시범경기서 기회를 부여받았고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두 번째 시범경기 출전이었던 지난 16일 한화전서 회심의 1타점 2루타를 때리더니 하루 뒤인 17일 kt를 상대로 빛나는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18일과 19일 경기서는 대타로 도합 3타석에 나서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삼진 없이 외야로 공을 전부 쳐냈다. 타격 시 타이밍을 맞추는데 있어 어려움이 없음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작뱅 7번 이병규의 방망이는 더욱 뜨거웠다. 2014시즌 당시 잠재력이 폭발되며 3할6리 16홈런 87타점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던 이병규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의 굳건한 4번 타자로 인정받으며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한껏 받았다.
하지만 이병규는 개막전 당일, 담 증세 통증을 호소하더니 이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며 70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고 성적도 추락했다.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이병규의 침체와 함께 LG 타격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난해 부진을 씻고자 올 시즌 누구보다 와신상담하며 훈련에 매진했던 이병규는 시범경기 기간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4번 타자로서 명예회복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지난 13일 롯데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더니 18일 kt전에서는 선제 투런 홈런을 포함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루 뒤에도 불방망이는 여전했다. 19일 치러진 SK전 역시 1회 초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스리런 홈런을 때리며 2경기 연속 무서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시범경기 5경기 동안 17타수 6안타 6타점의 고감도 방망이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 역시 두 이병규의 활약에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19일 SK전서 9번 이병규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자 수많은 LG 팬들은 열렬한 환호성으로 노장의 투혼을 격려했다. 경험이 무기인 그가 이번 시즌 해결사로서 팀에 도움이 되어주길 기대한다는 의미의 환호였다. 7번 이병규가 이틀 연속 대포를 터뜨릴 때 역시 팬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그 속에는 그가 4번 타자로서 이번 시즌 팀 성적을 끌어올려주길 바라는 성원이 가득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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