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중섭은 죽었다' 탄생 100주년 전시회 개최, 대표작은 '황소'
입력 2016-03-15 21:38 
이중섭 소/사진=연합뉴스
'이중섭은 죽었다' 탄생 100주년 전시회 개최, 대표작은 '황소'



이중섭(1916~1956)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국민 화가'로 불립니다.

그의 이름은 소의 힘찬 움직임을 묘사한 작품 '황소'와 동일시되기도 합니다.

한국전쟁으로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와 자녀를 일본으로 보낸 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담뱃갑 은박지에 그린 그의 은지화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유명 화가처럼 그의 작품은 2000년대 위작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여느 사람들처럼 부인과 자녀를 사랑했으며 때로는 전시가 잘 되지 않아 좌절을 겪기도 했던 한 인간으로서 그를 바라보자는 취지의 전시가 16일부터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서울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 유니온제약 회장은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이중섭의 '황소'를 35억6천만원에 낙찰받은 컬렉터입니다.

이중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미술공간에서 그를 조명하는 전시 제목은 있는 그대로 보자는 의미에서 '이중섭은 죽었다'로 정했습니다.

서울미술관은 "이중섭은 수많은 걸작을 남긴 한국의 대표 화가"라면서도 "미술시장이 성장하면서 가난하고 쓸쓸하게 살았던 그의 삶은 신화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회장은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그를 신화로 만들거나 위작 파문 등으로 때로는 나락으로 떨어지게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회장은 2000년대 후반 자신이 아꼈던 이중섭의 두 작품 '과수원과 아이들', '통영 앞 바다'를 경매에 내놓았던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이중섭의 작품을 만나면서 청춘을 보냈다는 안 회장은 "제가 가진 작품을 건강하게 잘 나누자는 미술관 설립 취지에 맞게 이번 전시가 이중섭을 부활시키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시는 관련 기록을 기반으로 이중섭의 인생을 그가 살았던 공간 10곳을 재현해 보여주고 해당 시기작품을 함께 소개합니다.

첫 순서는 탄생이 아닌 죽음입니다.

그의 묘지는 서울 망우동 공원묘지 고유번호 103535번으로 존재합니다.

비석이나 추모비도 없습니다.

전시장에선 대표작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도 보여줍니다.

대구와 서울에서 투병생활을 하며 쇠약해졌을 때 그가 그린 '피 묻은 소'에는 혈흔이 보이고 '싸우는 소'에선 격렬함이 느껴집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가족을 재회하고 난 뒤였던 통영 시절에 그린 '황소'에는 역동성이 돋보입니다.

그는 대구 경복여관에서 작품 값을 수금하지 못해 힘들어하며 또 다른 발판을 준비했고 서울 미도파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부산 '루네쌍스 다방'에선 예술인들과 교류했습니다.

서울미술관은 "2012년 개관전 이후 자체 소장한 이중섭 작품 17점을 4년 만에 한자리에서 전시한다"며 "작품 총액가는 2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