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총선 끝까지 흔들 변수는 유승민·안철수·진박 마케팅
입력 2016-03-13 15:51 

4·13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지는 선거여서 대선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로 평가 받고 있다. 또 국민의당의 등장으로 3당 체제가 확립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번 선거의 판세는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안갯 속이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180석, 더불어민주당은 130석, 국민의당은 20석 이상을 이번 선거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최종 결과는 각 당의 예상치보다 대폭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매일경제신문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고 20대 총선을 좌지우지할 5개 변수를 선정했다.
◆유승민 운명은...與는 TK 전략공천 주목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여야의 전략공천과 ‘컷오프에 따른 표심 변화다. 여야는 비리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의원과 ‘거물급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에 부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오영식·윤후덕·전병헌·정청래 의원 등 현역 의원 총 18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여당은 김태환·강길부·박대동·김정록 의원을 제외하고는 현역 컷오프가 없지만 여권의 핵심부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물갈이 대상에 포함되는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제는 인위적 물갈이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준이 불명확한 컷오프는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컷오프된 후보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당이 내세운 새로운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상대 진영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뼈아픈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새로 투입된 인사가 지역이 원하는 변화와 맞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여야 공천 탈락자들은 벌써부터 당 지도부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친박-비박간 진흙탕 싸움이 계속될 경우 여당 지지율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安, 끝까지 광야에 홀로 남나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지목한 핵심 변수는 야권 연대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야권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안 대표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의원이 등을 돌리는 상황까지 왔음에도 광야에서 홀로 죽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연대를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야권 연대는 선거 한 달 전인 3월 10일에 이뤄졌다. 당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6곳을 통진당 후보로 단일화하는데 합의했다. 그 결과 서울 지역 48개 중 32곳에서 야권이 승리했다. 경기·인천에서도 야권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금 시점에서 실무적 논의를 시작한다 해도 24일 후보자 등록까지 시간을 맞출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일명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다만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일부 지역에선 결국 막판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도권·충청도 민심이 승패 좌지우지
전체 지역구 의석수 253석의 절반에 육박하는 122석의 수도권 표심도 중요한 변수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득표율 차이가 5% 미만인 박빙 선거구는 무려 29곳에 달했다. 광주·군포시 분구를 감안하면 31곳이다.
새누리당은 텃밭인 대구·경북(25석), 부산·울산·경남(40석), 강원(8석) 지역 의석을 모두 독식하고 충청 27석 중 절반을, 비례대표 47석 중 20석 정도를 가져간다고 해도 총 107석을 얻는다. 지금과 같은 157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122석 중 50석은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수도권 표심이 중요하다.
수도권 못지 않게 중요한 곳이 충청권이다. 충청도 표심은 주요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이번 총선은 지난 1995년 자민련 창당 이후 처음으로 ‘충청당 없이 치러지는 선거다. 여야가 ‘중원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자민련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50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충청권 정당의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김종필 전 총리와 같은 충청권 ‘맹주가 현실정치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충청도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야권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40% 지지율 朴대통령 행보도 변수
40% 수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도 선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려온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보다 높은 지지율(한국갤럽·리얼미터 등)을 기록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진박 마케팅을 벌이며 박 대통령을 선거 운동에 활용하는 이유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는 박 대통령의 ‘입김이 강한 지역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구를 방문한 것도 한달 앞둔 선거를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TK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박 대통령 영향력은 불확실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긍정평가율보다 높았다.
◆ 새로 생긴 분구·합구 지역의 민심
새로 생긴 분구·합구 지역의 민심도 관건이다. 새 선거구 획정을 통해 16곳이 분구되고 9곳이 합구됐다. 강남은 새누리당의 대표 텃밭이지만 강남을의 경우 비교적 야당세가 강한 편인 수서·일원동이 포함돼 야당에서도 한 번 노려볼만한 지역이 됐다. 도농복합 지역인 김포와 남양주 모두 신설 선거구가 생기면서 판세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제윤·김강래·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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