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해피엔딩’ 종영] 한국판 ‘섹스앤더시티’를 기대했건만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수목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이 재기발랄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 기대됐지만 결국 ‘뻔한 로맨틱코미디로 종영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한번 더 해피엔딩 최종회에서는 그동안 사랑과 결혼 때문에 진통을 겪었던 주인공들이 모두 행복을 찾으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한미모(장나라 분)는 송수혁(정경호 분)과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결혼보다는 일단 연애가 하고 싶은 한미모를 위해 송수혁은 그의 곁에서 기다렸다. 티격태격하고 화해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은 그들이 꿈꾸던 ‘평범한 연애를 했다. 한미모는 자신이 사랑을 하고 싶은 건지, 결혼을 하고 싶은 건지 고민하며 신중한 선택을 하기 위해 애썼다.



이혼 위기에 놓였던 백다정(유다인 분)은 남편 김건학(김태훈 분)과의 합의점을 찾았고 다시금 사랑에 빠졌다. 이들은 다시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했고, 김건학은 행복을 되찾은 축하의 의미로 리마인드 웨딩을 제안했다.

홍애란(서인영 분)은 더 이상 자신이 걸그룹 엔젤스 출신이라는 ‘명성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패션 사업을 잘 이끌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늘 장난스러웠던 그의 남편 방동배(박은석 분)는 전폭적으로 홍애란을 지지했다.

늘 솔로 탈출이 염원이었던 고동미(유인나 분)는 9살 연하인 안정우(안효섭 분)와의 사랑을 이뤘다. 아직 취업도, 결혼도 먼 이야기인 안정우와 마음이 급하기만 한 고동미는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고동미는 1년 안에 취업하고 자리 잡아서 결혼한다 약속하면 널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안정우는 고동미는 좋지만 결혼은 모르겠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에 고동미는 안정우와 결별했다고 생각, 결혼업체가 주선하는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 하지만 안정우는 이를 알고 그 자리에 달려갔고 네가 준 1년 동안 최대한 결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중에 간장만 찍어먹고 산다고 원망 마라”며 고동미를 향한 사랑을 재차 고백했다. 이들도 진정한 연애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백다정, 김건학의 리마인드 웨딩에 모두가 모였다. 이 자리에서 한미모는 송수혁을 향한 프로포즈를 했다. 한미모는 이것만큼은 내가 하고 싶다”고 말하며 한쪽 무릎을 꿇고 송수혁이 자신에게 맡긴 반지를 내밀었고 송수혁은 넌 딱 내 거”라고 말하며 이를 받아들였다.

등장인물들은 해피엔딩을 찾았지만 시청자는 어딘지 아쉬운 맛이 역력했다. 사실 ‘한번 더 해피엔딩 방영 초반에는 재기발랄한 스토리 전개와 톡톡 튀는 코믹 요소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비록 시청률은 좋지 않았지만 드라마는 2030 여성들의 일과 사랑,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 과감하게 그려내 나름의 팬층도 생겨났다.

하지만 스토리의 힘은 한미모와 송수혁, 구해준(권율 분)의 삼각관계에 지나치게 치중하면서 한꺼번에 무너졌다. 남편과의 불화, 사업의 실패, 모태솔로라는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가진 ‘소스가 좋았는데 정작 이들은 제대로 요리되지 못했다. 한미모의 ‘남편찾기에 급급한 드라마에 전과 같은 재기발랄함은 한순간 실종됐다.

‘한번 더 해피엔딩의 등장에 많은 시청자들은 한국판 ‘섹스앤더시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 ‘섹스앤더시티는 미국의 장수드라마로, 미혼 여성들의 솔직한 생각과 일상을 공감 있게 그려낸 드라마다. 초기의 ‘한번 더 해피엔딩은 충분히 젊은 한국 여성들이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다분했다. 하지만 결국 ‘한번 더 해피엔딩은 뻔한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로 남게 됐다.

물론 ‘한번 더 해피엔딩은 SBS ‘돌아와요 아저씨, KBS2 ‘태양의 후예와 맞붙으며 ‘최악의 대진표를 받게 돼 더욱 성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대진표만 원망하기엔 드라마 스스로도 ‘길을 찾지 못한 느낌이 역력했다. 초반의 분위기만 잘 유지했어도 시청률과 상관없이 시청자가 좋아하는 드라마로 남을 뻔 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