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순매수 11개월래 최대
입력 2016-03-10 17:35 
선물·옵션 동시 만기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11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600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견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6.38포인트(0.84%) 오른 1969.33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장중 1970선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 상승을 시장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6373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해 상반기 강세장 정점이었던 4월 22일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이들은 코스피 200 선물도 7790계약(941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장 막판 이후 프로그램 매수신고가 몰려 사후신고가 나타나기도 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5분까지 프로그램 매매 사전신고를 받은 결과 6265억원 매수 우위가 발생했다. 대부분 글로벌 위기 국면 탈피 가능성에 무게를 둔 외국인의 매수신고였다.

거래소는 사전신고하지 않은 프로그램 매도를 허용했고, 국내 기관이 장 막판 대거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오후 2시 50분 1976.04였던 코스피는 결국 1970선 아래로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장 막판 지수 이상 급등을 염려해 사후신고를 허용했는데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로 지수가 떨어진 셈이다. 6265억원으로 예상됐던 순매수 중 체결된 금액은 2253억원에 불과했다.
이날 오후 2시 50분부터 3시까지 외국인이 사들인 코스피 주식은 4107억원어치였고 기관이 매도한 주식은 4530억원어치였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옵션선물 만기일에 변동성이 낮았는데 최근 글로벌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한 현상이 발생하자 손바뀜이 활발하게 나타나면서 변동성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망에 대해 외국인과 국내 기관 간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며 "외국인은 중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관은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프로그램 매매 사후신고는 선물·옵션 만기일에 프로그램 물량이 쏟아져 시장 충격이 예상될 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2010년 11월 11일 '옵션 쇼크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오후 2시 50분부터 3시까지 2조1000억원에 이르는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코스피가 단번에 50포인트 급락했다.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매 사전신고 시한(오후 2시 45분)까지 신고된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 금액 간에 75% 또는 5000억원(코스닥 50억원)을 넘어서는 불균형이 발생하면 지수 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주는 호가에 대해 추가 참여를 허용한다. 단 매매를 한 뒤에는 당일 오후 4시까지 사후신고를 해야 한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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