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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의 위력투, LG 수호신경쟁 ‘점입가경’
입력 2016-03-10 06:29  | 수정 2016-03-10 09:34
LG의 임정우(사진)가 9일 펼쳐진 KIA와의 시범경기 9회말에 등판해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졌다. 사진(광주)=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일까. LG의 강력한 마무리투수 후보 임정우(24)가 뛰어난 탈삼진 능력으로 연일 위력투를 선보이고 있다. 정찬헌과 펼치는 수호신경쟁도 점점 가열되고 있다.
임정우는 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 9회말에 등판했다. 결과는 깔끔한 삼자범퇴. 첫 타자 김주형을 범타로 잡아낸 뒤 김다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윤정우도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매조졌다. 이견 없는 마무리투수로서의 완벽한 공식. 표정부터 구위, 담력 있는 피칭까지 모든 면에서 정상급 마무리투수의 모습과 흡사했다.
단순히 한 경기에서만 나타난 성과가 아니다. 겨우내 치러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빼어난 구위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 임정우는 구원투수로 5경기에 등판했는데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이 최종성적이었다. 첫 실전이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을 제외하면 무결점 피칭과도 다름없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지표는 탈삼진 숫자. 8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월26일 치러진 넥센과의 경기서 8회 등판한 임정우는 송성문 김규민 강지광으로 이어진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팬들의 기대감을 받았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3월2일 치러진 삼성과의 마지막 연습경기에서도 경기를 끝내는 마무리투수로 등장, 8회말 위기를 막아내더니 9회말 백상원-이흥련-김상수로 이어진 삼성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어깨를 으쓱했다.
신뢰를 듬뿍 얻기 시작한 임정우는 LG의 첫 시범경기에서도 마무리투수로 등장했고 9회말 KIA 타선을 잘 막아내며 3-0 승리를 지켜냈다. 승패와는 상관없이 임정우가 경기 마지막을 장식하는 일이 많아졌고 그 가운데서 충분히 자신의 실력까지 입증했다. 또한 마무리투수에게 탈삼진 능력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 임정우는 위력적인 탈삼진 쇼를 선보이며 구위와 정신력, 모든 면에서 마무리투수 이상의 역할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임정우가 불펜진의 든든한 축으로 성장하자 양상문 감독의 필승조, 및 마무리투수 구상도 복잡해졌다. 양 감독은 일찌감치 임정우와 정찬헌을 마무리투수 후보로 올려놓고 캠프 내내 선의의 경쟁을 독려했다. 정찬헌이 마무리투수 특유의 묵직한 구위가 있다면 임정우는 지난 시즌 임시 마무리투수 역할을 수행하며 경험이 녹아져있었다. 두 선수 모두 장점이 뚜렷 했지만 초반부는 정찬헌에 무게중심이 쏠려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캠프 후반부와 시범경기 첫 날, 임정우가 연일 탈삼진 쇼와 함께 안정된 경기운영을 선보이며 LG 수호신경쟁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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