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4년 만에 돌아온 ‘헨리4세’, 변치 않은 ‘김광보식’ 시대 풍자 (종합)
입력 2016-03-09 16:38 
14년 만에 다시 "헨리4세" 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 사진=정일구 기자
[MBN스타 서민교 기자] 연극 ‘헨리4세가 14년 만에 돌아왔다. ‘김광보식 연출은 여전히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역학 관계를 매끄럽게 풀어냈다.

서울시극단이 셰익스피어 400주기를 맞아 연극 ‘헨리4세 Part1 & Part2-왕자와 폴스타프(이하 ‘헨리4세를 올해 첫 작품으로 2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올린다.

오세혁 각색, 박동우 미술감독, 정재진 무대·영상디자인, 장한솔 음악 등 국내 정상급 제작진이 대거 참여해 더 탄탄해진 구성으로 재탄생한다.


김광보 연출이 이번 작품을 1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 이유는 뭘까. 김 연출은 9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열린 시연 이후 권력을 향한 끊임없는 욕망을 그린 작품이라서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권력의 구조라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된 역사라고 생각한다. 권모술수와 음모가 있다. 이런 권력을 향한 욕구가 현실에 잘 맞지 않을까”라고 재연 배경을 밝혔다.

이어 김 연출은 올해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보물단지라고 생각한다. 언제 꺼내든 동시대의 작품인 것 같다”며 그 이유는 늘 욕망과 투쟁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각색을 맡은 오세혁 작가도 14년 세월의 흐름을 잡아냈다. 오 작가는 사실 처음엔 각색까진 아니었는데 지금 시대의 말투로 바꾸다보니 욕심을 좀 냈다. 그랬더니 연출님이 하는 김에 각색까지 맡으라고 해서 이렇게 됐다”며 구성은 연출님이 초연 때부터 해온 것이다. 난 시대에 맞게 조금 다듬는 정도 역할만 했다”고 말했다.

오 작가가 바라본 시대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당성에 대한 물음표였다. 오 작가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을 차지한 왕이나 지도자가 있다. 이들은 정당하지 못한 것을 가리기 위해 정당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서 정당하지 못한 무언가가 계속 생겨난다”며 정당하지 못한 것이 어떻게 정당화 되는가.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사라져 가는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왼쪽부터)배우 박정복, 이창직, 김광보 연출, 오세혁 작가, 배우 강신구. 사진=정일구 기자
이번 작품에서 ‘헨리 왕자 역은 무서운 신예 박정복이 맡고, ‘포스타프 역은 초연에 이어 다시 이창직이 합류한다. 또 초연 당시 ‘헨리 왕자 역이었던 강신구가 이번엔 ‘헨리 4세로 열연한다. 또한 올해 서울시극단에 새로 합류한 총 28명의 배우들이 참여해 무대를 꾸민다.

김광보 연출은 이창직 캐스팅에 대해 그가 없으면 이 작품은 올라갈 수 없다”고 극찬했고, 박정복에 대해선 보는 순간 결정했다. 잘생기고 여성 팬들이 많다. 지금 힘들어하지만 3주 후 완벽한 남자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반겼다. ‘헨리4세는 서울시극단이 2002년 국내 초연한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작품이다. 헨리 4세가 무력으로 왕위를 찬탈한 이후 벌어지는 사회의 혼란과 정권의 정통성 문제 등을 다룬다.

헨리4세는 리처드 2세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인물이다. 그의 아들 헨리 왕자는 권력에 대한 야심을 감춘 채 허풍쟁이 궤변가 폴스타프와 어울려 밑바닥 인생을 체험하며 온갖 기행과 방탕을 일삼는다. 뚱뚱하고 늙은 술고래 난봉꾼 폴스타프는 권력의 위선을 조롱하다 헨리 왕자가 즉위한 이후 버림받는다. 극의 1부는 헨리4세에 반기를 든 반란군의 봉기에서부터 반란군 지도자의 죽음까지, 2부는 반란군 잔당 진압과 헨리 4세의 죽음, 헨리 왕자의 즉위까지 다룬다.

사진=정일구 기자

서민교 기자 11coolguy@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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