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사와 이사(ISA)하라’ 광고문구, 누구 생각?
입력 2016-03-08 10:47  | 수정 2016-03-08 14:34

#. 광고를 처음 접한 것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에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였다. 낯선 외국인 배우들이 다소 코믹한 한국어 더빙 목소리로 이사하라”는 뜬금없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처음에는 엘리베이터 방송에 오류가 있는 줄 알았다. 한마디로 금투협 광고 같지가 않았다. 이후에는 금투협 밖에서도 프라임시간대 TV를 비롯해 라디오, 지하철, 모바일 등에서 심심치 않게 증권사와 이사하라”는 목소리와 영상을 접할 수 있었다.
오는 14일 출시 예정인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홍보하기 위해 금투협이 SK플래닛에 의뢰해 제작한 ‘증권사와 이사(ISA)하라 광고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광고는 ‘증권사의 ISA=이사라는 인식 선점을 통해 일반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금융상품을 쉽고 강렬하게 각인시키고, 나아가 ISA 가입을 유도하고자 기획됐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봄직한 복고적인 유럽풍 배경에 외국인 남녀 모델이 애절한 이별연기를 펼치는 한편 신파극 톤의 한국어 더빙이 반전의 재미를 주고 있다.
이번 광고문구 선정에는 황영기 금투협 회장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후문이다. 금투협 광고홍보관계자는 여러 광고대행사에서 들고 온 다양한 문구 중에 황 회장이 직접 선정한 것”이라며 처음에는 ‘증권사로(to) 이사하자는 문구였으나 계좌이동제 등을 연상시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증권사와(with) 이사하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작 황영기 회장은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회의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다시 공을 돌렸다. 황 회장은 광고는 막대는 비용이 드는 경영행위인 만큼 주목을 끌지 못하거나 전달하는 메시지가 불분명하면 낭비라고 생각했다”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SG닷컴의 ‘쓱 광고를 비롯해 젊은이들이 MLB를 ‘믈브, NBA를 ‘느바라고 칭하는 데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명 외국인 모델을 쓴 것은 광고비 문제 때문”이라며 한국 무명배우들보다는 훨씬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광고에는 총 18억원이 들었으며 협회가 5억원을 부담했고 21개 증권사가 나머지 13억을 공동부담했다. 광고는 ISA가 출시되는 오는 14일까지 방송할 계획이지만, 각 증권사가 '이사하라'를 응용한 광고를 준비 중이어서 이후 후속작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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