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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알짜기업` 아트라스BX 공개매수 선언
입력 2016-03-07 17:37  | 수정 2016-03-07 19:56
코스닥시장에서 하루 거래량이 1만주에도 못 미치는 '아트라스BX'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상장폐지가 과연 누구에게 득이냐'를 놓고 셈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아트라스BX 주주 구성은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31.1%를 갖고 있다. 다음으로 KB자산운용(8%)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6.7%) 페트라투자자문(6.3%)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다. 기타 외국인 등 소액주주 지분율은 44.35%다. 아트라스BX는 지난 4일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내면서 경영 효율성 추구와 소액 투자자 보호 목적에서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도 알짜 자회사 아트라스BX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신성장동력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타이어 외에 신성장동력 사업을 찾다가 그 한 축으로 아트라스BX 자동차용 축전지 사업을 키워왔다. 최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차량배터리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가 더욱 절실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관투자가들은 그러나 계산이 다르다. 아트라스BX는 안정적인 대주주를 기반으로 꾸준히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이 19.53%로 상당히 낮다. 특히 이 기업 주당순자산가치(BPS)가 현재 4만9000원가량되기 때문에 공개매수 가격 5만원은 거의 장부가 정도에 해당하는 가치라는 얘기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유동자산이 4041억원이나 되고 현금성 자산도 350어원을 넘는 기업을 장부가만 받고 나가라고 하면 기관투자가들은 좋아할 리가 없다. 이미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은 반대 의사를 표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들과 지분 거래는 장외 블록딜을 통해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사고판다. 즉 아트라스BX 공개매수는 소액주주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날 시장 거래가격이 공개매수가에 근접하게 뛰어오른 것이다.
사실 그동안 장부가에 못 미치는 주가 때문에 주가 관리에 대한 주주들 압박도 거셌다. 외국인 지분율이 27.4%에 달하고 무엇보다 배당을 확대하라는 기관들 요구가 컸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그룹 관계자는 "페트라투자자문 등 기관들이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며 "상장폐지 결정에는 복잡한 이유가 있었지만 상장에 따른 고비용 구조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페트라투자자문은 최근 GS홈쇼핑 등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잇달아 주주제안을 한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 한국 측 파트너다.
기관투자가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타이어그룹은 아트라스BX를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흡수·합병하는 안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이 면세점 사업과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것과 마찬가지 구조다. 이렇게 되면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 지분이 몰려 있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스스로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강력한 사업지주회사로 변신할 수 있다. 향후 오너 일가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수(手)가 나올 수 있는 포석이 깔리는 셈이다.
[한예경 기자 / 전범주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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