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빚 갚으려고…회사 주식 28억원어치 판 직원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회사 보유 주식을 마음대로 팔아 30억원 가까운 돈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대형 제지업체 H사 직원 이모(4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H사의 주식 등 자산관리를 담당한 이씨는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회사가 보유한 주식 28억6천여만원 상당을 임의로 매도해 H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씨는 2000년대 초반 주식투자 실패 등으로 억대의 빚을 지자 변제와 투자 등에 쓰려고 H사가 증권시장안정기금으로부터 돌려받아야 할 출자금 등 5억원 가량을 유용했습니다. 이걸 채워 넣으려고 2004년 회사 주식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H사가 보유한 주식을 팔아 범행을 숨기고, 일부는 다시 주식 투자에 써 성공하면 임의 처분한 주식을 회복할 계획이었습니다. 이렇게 계열사 K사 주식 약 130만주(27억3천여만원 가량), 다른 제지업체 M사 주식 3만6천여주(1억2천만원 가량)가 매도됐습니다.

이씨는 외부 회계법인 감사 때 H사가 여전히 해당 주식을 보유한 것처럼 보이려고 금융거래 조회서와 위탁잔고 확인서 등에 나온 보유 주식 수를 조작해 제출한 혐의(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도 있습니다.

K사의 주식공시 등을 맡았던 직원 정모(48)씨도 이씨의 부탁을 받고 주식명세서 등 서류 위조에 가담했습니다. 검찰은 정씨를 배임 방조와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씨와 정씨에게는 H사 명의의 K사 주주총회 위임장·참석장도 조작해 사용한 혐의(업무방해)도 적용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