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 수입 화장품 규제 강화에 `K-뷰티` 빨간불
입력 2016-03-04 15:03 
한국 화장품 면세 매장에 중국인들이 몰려 화장품을 구매하는 모습

중국 정부의 수입화장품목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시장을 등에 엎고 승승장구 하던 ‘K-뷰티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5월 중국 정부가 보따리상 단속 강화에 나선데 이어 수입화장품 위생허가 규정을 까다롭게 분류하는 등 한국 화장품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화장품 위생 감독 조례 수정을 통해 미백 화장품을 비특수에서 특수 화장품으로 재분류했다. 여기에 비특수 화장품인 주름 개선 화장품 또한 특수 화장품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수입화장품을 비특수와 특수 품목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비특수 화장품은 위생허가 소요 기간까지 약 7개월이 걸리는 반면 특수 화장품은 11개월이다. 비특수에서 특수 화장품으로 재분류된 미백기능 화장품은 위생 허가를 받기가 이전보다 까다로워 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화장품의 강점으로 꼽히는 미백 기능, 주름 개선 등에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을 두고 국내 화장품 기업을 겨냥한 규제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 따이공(보따리상) 밀수 집중 단속을 선언한 이후 화장품 산업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연이은 규제 강화 소식에 화장품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9억9287만 달러로 94.1% 늘었다. 전체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7% 수준이다.
그러나 1월 수출액은 7814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8.7% 증가한 데 그쳤다. 지난해 1월 대중국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28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중국의 규제 드라이브의 여파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특히 중국 내 정식 채널을 갖고 유통망을 구축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아직 중국 내 정식 진출하지 못한 대다수의 중소·영세 화장품 업체들이 타격을 고스란히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지난해에 전년대비 30%나 매출이 성장한 잇츠스킨의 경우는 전체 매출의 63%가 중국인에게서 나온다. 인기제품인 달팽이크림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원료 위생허가를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따이공 단속으로 지난해 타격을 입은 잇츠스킨으로서는 달팽이 크림 마저 위생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진퇴양난에 처할 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중국 현지에서 안정적인 유통망을 가진 업체는 드물다”면서 위생 허가를 받은 품목만 들여오거나 통관 액수를 조정하는 식의 제재를 가하면 우리나라 화장품 매출의 몇 퍼센트가 날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