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다웨이 "북한, 스스로 제 무덤 팠다...한국은 중요한 나라"
입력 2016-03-03 16:42 
2일 저녁 중국 대사관에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왼쪽)이 우다웨이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북한은)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自掘墳墓·즈줴펀무)”
2일 저녁 중국 대사관에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면담을 한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70)는 중국이 초강경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적극 지지하고 나선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우 수석대표는 지난달 2~4일 북한을 방문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 주요인사 3명을 만났는데, 핵보유·핵실험에 대한 북한의 강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당시 엄중한 어조로 핵을 포기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북한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고 밝혔다. 우대표는 북한이 핵무장과 위성발사를 계속하는 것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중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 좁은길(핵실험·미사일 발사)로 가는 것은 사지(死地)로 가는 것이기때문에 가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북한은 결국 제 무덤을 파게 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중국의 메시지를 새겨듣고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면 초강경 유엔 안보리 제재와 같은 사태를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 대표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과 북한은 대등하게 중요한 나라라고 밝혔다. 우 대표는 많은 한국사람들은 중국이 북한을 감싼다고 오해하고 있다”며 몇 십년 전에는 북한을 더 가깝게 생각한게 맞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우 대표는 중국은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중시하는 동시에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절대로 감싸지 않을 것이고, 중국 당국 입장은 북한과 한국을 균형(Balance)감있게 수평적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우 대표는 사드 한반도 배치에는 명백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우 대표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북핵뿐만 아니라 한국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한반도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정면으로 해친다”며 나아가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게 되면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이 북핵이 아닌 ‘사드 문제로 매일 논쟁을 벌이게 되고 6자 회담 주제가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사드쪽으로 치우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우 대표는 6자회담이 지지부진하고,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은 이유는 관련국들 사이에 복잡하고 미묘한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이용해 한국, 일본과 군사동맹 관계를 강화하려고 한다든지, 중국이 남중국해 등 문제를 놓고 갈등 관계에 놓여있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등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어 북한은 6자회담 관련국들이 이해관계 때문에 협력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숙지하고 있고, 이같은 역학 관계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헤이룽장성 출신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대사를 역임한 아시아 통(通)이다. 지난 1998부터 2001년까지 주한 중국대사를 마친뒤 일본대사로 부임, 2004년까지 일본에서 근무했다. 이후 2010년까지 중국 외교부 부부장으로 아시아 외교와 조약관계를 담당했다. 지난 2010년 2월부터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로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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