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휴먼다큐] 실종된 큰 아들의 마지막 말이 비수가 되어 남아있는 아버지…
입력 2016-03-02 09:05  | 수정 2016-03-02 09:06
휴먼다큐/사진=MBN


[휴먼다큐] 실종된 큰 아들의 마지막 말이 비수가 되어 남아있는 아버지…

1일 방송된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는 실종된 큰 아들을 기다리는 김대진 씨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파를 탔습니다.

19년 전 IMF 당시, 큰 아들은 사업에 실패하자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습니다.

큰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오성자 씨는 "파출소 경찰 말처럼 자기가 '나 여기 있습니다' 하고 나와야 찾지, 내가 (큰 아들을) 찾겠다고 온 천지를 헤매도 작정하고 숨어버리면 못 찾는 거지요"라며 눈물을 훔칩니다.

이어 "바닷가며 어디며 내가 안 가본 데 없이 다 헤매 봐도 (없어), 나도 이게 부질없는짓인 거 알면서도 했어요 뜬구름 잡는 거 아니겠어요"라고 한숨을 내쉽니다.


실종신고도 하고 답답한 마음에 점집에도 들락거려 봤지만 지금껏 큰 아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동생 김현인 씨가 "(큰 형을) 그냥 봤다는 사람만 있지, 형을 만나서 얘기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잖아요"라고 말하자 어머니 성자 씨는 "그 친구 있잖아"라며 "저기 주소도 있고 이름도 있어"라고 토로합니다.



19년 동안 고이 보관해온 한장의 사진, 성자 씨는 "얘가 우리 큰아들이에요"라며 사진 한장을 들어보입니다. 혹여 아들을 찾을 단서가 될까 싶어, 아들의 친구 이름이 적힌 메모부터 각종 명함까지 다 모아뒀습니다.

빛 바랜 이 종이 뭉치는 어머니의 실낱같은 마지막 희망입니다.

이렇게 19년째 수소문하고 또 허탕치기를 19년째 되풀이 하고 있지만 포기할수 없는 가족들, 그 중에서 특히 아버지는 큰 아들에게 한 마지막 말이 비수가 되어 남아있습니다.

아버지 김대진 씨는 "그게 (마음에) 걸리지 뭐, '너는 이자를 갚을 때까지 집에 들어올 생각 하지 마라' (큰 아들한테) 그 말 한 게 (마음에) 걸려요 (내가) 제일 잘못 했어요"라고 흐느낍니다.

이에 현인 씨가 "큰 형에게 돈 허투루 쓰지 말라고 한 말 아니에요"라며 아버지를 위로하자, 아버지는 "그렇지 그러니까 여태 아무 소식도 없는 거 아냐"라고 자책합니다.

"아니에요 세상에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어디 있어요" 형인 씨는 끝까지 형과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홀연히 사라진 아들이 그저 원망스럽더니 세월이 갈수록 그 옛날 아들에게 했던 말 한마디까지 후회가 되고 가슴이 아픈 아버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조차 알수 없는 날들이 길어지면서 다잡았던 마음도 자꾸만 약해져 갑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말없이 보낸 가족 오늘은 산골의 하루가 더디 저물 것 같습니다.

방송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50분.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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