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재개발에 밀린 '옥바라지 골목' 역사 속으로
입력 2016-03-01 19:40  | 수정 2016-03-02 07:46
【 앵커멘트 】
독립투사들이 모진 고문을 당했던 옛 서대문 형무소 맞은편엔 조금 특별한 골목이 있습니다.
독립투사의 가족들이 이 골목 여관에 머물며 옥바라지를 했던 이른바 '옥바라지 골목'인데요. 그런데 앞으로는 이곳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오래된 흑백사진 속 서대문형무소 건너편엔 기와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이른바 '옥바라지 골목'으로 불리던 서울 무악동 일대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투옥됐을 때 어머니가 이곳 여관에 살며 뒷바라지를 하는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 가족이 머물러 붙여진 이름입니다.

▶ 인터뷰 : 이길자 / '옥바라지 골목' 주민
- "여관이 45개쯤 있었답니다. (그래도) 여관이 모자라서 가정집에서도 다 재워줬대요."

하지만 지난해부터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이 골목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옥바라지 골목'이 재개발되며 이곳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은 이미 이주를 했습니다."

곳곳에 아직 걸려 있는 여관 간판들만이 이곳이 과거 '옥바라지 골목'이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동네를 보존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이 있지만 주택 철거는 곧 시작됩니다.

▶ 인터뷰(☎) : 서울 종로구청 관계자
- "안전조치해서 1차 작업 끝났죠. 3월부터 (철거를) 한다고 하거든요. "

일제강점기, 이곳에살았던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에도 생생하게 묘사됐던 '옥바라지 골목'.

독립투사들을 향한 가족들의 애끓는 마음은 이제 사진으로만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hwang2335@gmail.com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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