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간 진행된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제에 힘입어 성공을 거뒀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는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비해 지난달 1일부터 일제히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전년 대비 최고 2배 가까운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월 한달간 진행된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에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81.7%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75.5% 늘었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가 개최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쇼핑관광 축제로 올해로 7회를 맞는다. 지난해는 2월과 8월~10월에 열렸다.
올해 백화점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좋은 실적을 거둔 이유는 각 백화점이 실시한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 서비스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부가세 즉시환급 제도는 사후면세점의 일환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체류기간내 물품가격 100만원 한도내에서 구매 건별로 3만원 이상 20만원 미만 물건을 구입할 때 백화점 매장에서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바로 구매가 가능한 제도다.
이번 코리아그랜드세일 호실적의 또 다른 특징은 강남권의 성장이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서울 명동 상권을 중심으로 기획됐는데도 불구하고 강남권 점포들 매출이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는 강남권을 찾는 고객이 단체 관광객보다 개별 관광객이 많아 즉시 환급 서비스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이 매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외국인 최다 점포여서 다른 백화점들보다 신장률이 높지 않다. 그러나 잠실점과 에비뉴엘월드타워점은 평균 63%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전 점의 신장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명동 이외에 강남권을 많이 찾고 있다"며 "새로운 볼거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잠실점에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이유로 매출 신장률이 높다. 현대백화점 주력 점포가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모두 강남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전체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81.7%를 기록하는 동안 중국인 매출 신장률은 69.0%를 보여 중국인 의존률을 다소 낮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패션과 식·음료 등 최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가로수길과 한류 스타들의 유명 기획사 등을 찾는 자유 여행 관광객들의 강남권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관광객들의 출신 국가 또한 중국뿐 아니라 한류에 관심이 높은 동남아시아권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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