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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女예선] 후배들이 김정미에 선물하려 했던 것은 ‘승리’였다
입력 2016-03-01 09:26  | 수정 2016-03-01 09:39
한국 베스트 11이 북한과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에 앞서 단체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A매치 100경기를 맞이한 골키퍼 김정미(32·인천현대제철). 이 맏언니에게 후배들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승리였다. 목표는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으나 의지는 충분히 보여줬다.
한국은 9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에 해당하는 2015-1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올림픽 예선토너먼트 최종라운드를 치른다. 김정미는 2월29일 북한과의 1차전(1-1무)을 통하여 A매치 100경기를 달성했다.
골키퍼를 위해 필드플레이어가 뭔가 해주고 싶다면 ‘수비가 최고다. 골문으로 상대 공격이 향하지 않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후배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6위 북한을 상대로 전반 2분 이후 후반 35분까지 78분 동안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 전체를 봐도 북한은 득점 포함 유효슈팅이 단 2차례에 그쳤다. 정면 수비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한국은 북한의 크로스 시도를 3번으로 억제했다. 북한의 크로스 3회는 모두 실패했는데 한국 골키퍼나 수비에 2차례 차단되는 등 측면에서도 한국에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코너킥도 2번이 전부였다.
김정미 A매치 100경기 기념 트로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북한전이 끝나고 윤덕여(55) 감독은 우리도 많이 준비했으나 북한은 워낙 체력이 좋다. 여전히 지구력은 북한이 우수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먼저 득점하고도 북한에 진 사례가 2011년 이후 3번이나 있었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1-2패)과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컵 본선(1-2패),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2-3패)의 기억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이번에도 한국은 후반 35분 동점골을 내줬다. 남은 15분 동안 이전처럼 역전을 허용하는 악몽이 절로 떠올랐다. 상대 전적은 16전 1승 1무 14패로 절대 열세. 2005 동아시아축구연맹컵 본선 2차전(1-0승)이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
비록 김정미에게 3862일(만 10년6개월26일) 만의 북한전 승리를 선물하진 못했으나 동점을 허용했다고 질 수는 없었다. 역전승을 위한 북한의 파상공세에 직면하고도 실점 후 후반 45분에야 첫 슛을 허용할 정도로 위기관리가 좋았다. 코너킥도 1번밖에 내주지 않았다. 경고와는 무관한 3차례 반칙으로 북한의 맥을 끊은 것도 주효했다. 마음이 급한 북한을 오프사이드 함정에 빠트리기도 했다.
경기에 앞서 윤덕여 감독은 그동안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이제 북한과도 해볼 만하다. 선수들의 생각도 같다”면서 역대 전적에서는 1승이 전부이나 과거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역전패의 반복도 낙담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의 근거였다.

이번이야말로 북한에 이기고 싶다는 선수단의 의지는 4-1-4-1 대형의 오른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서현숙(24·이천대교)의 ‘72분으로도 드러났다. 북한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을 넘어 수시로 공격가담과 수비복귀를 반복하다 쥐가 나서 교체될 정도였다.
전반 32분 공격수 정설빈(26·인천현대제철)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미드필더 이민아(25·인천현대제철)의 도움을 오른발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민아의 도움 직전 침투 패스의 주인공은 수비수인 서현숙이었다.
김정미는 한국 FIFA 여자월드컵 본선 역사의 산증인이다. 2003·2015년 2차례 본선 전 경기, 한국의 역대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자신의 100번째 A매치에서 난적 북한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과 강인한 정신력을 모두 보여준 후배들이 분명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을 향한 최종예선 1차전은 승리 못지 않게 값진 무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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