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캠프스케치] 삼성 투수들이 방망이를 든 까닭은?
입력 2016-03-01 07:11 
삼성 주요투수들이 양일환 코치와 함께 타격을 통한 자세교정 훈련을 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정일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황석조 기자] 투수들이 글러브가 아닌 배트를 쥐고 타격훈련을?”
지난 27일 삼성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홈인 아카마 구장. 쌀쌀한 날씨에 다소 강한 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경기를 앞둔 삼성 선수들은 오전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투수, 타격, 수비 및 주루 조로 삼삼오오 나뉘어 각각 체력 및 기술 훈련을 진행했다.
단순히 한 경기가 아닌 전체 시즌을 준비하는 삼성 선수들의 세찬 함성과 열정이 강하게 느껴지는 훈련이었다. 올 시즌 전력약화가 예상되는 삼성이지만 선수들이 훈련할 때만큼은 지난 4년간 왕조를 구축했던 저력이 다시 느껴질 정도의 여유와 패기가 가득했다.
그러던 중 눈길을 끄는 광경이 있었다. 일부 선수들이 모여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얼핏보기에도 타격훈련 같았다. 선수들은 방망이를 들고 코치가 던지는 공을 강한 스윙과 함께 때려내는 훈련이었다. 그러면서 코치는 선수의 자세를 교정해주었고 선수는 이를 듣고 함께 고민했다.
흔한 타격 훈련 중 하나 일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훈련을 진행하는 선수들의 면면이 특이했다. 타자들이 아닌 삼성의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투수들이었던 것. 훈련 현장에는 차우찬, 정인욱, 콜린 벨레스터 등 삼성 투수들이 글러브가 아닌 방망이를 쥐고 화기애애(?)하게 훈련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자세를 교정해주는 양일환 투수코치가 함께했다.
훈련 장면이 매우 적극적이고 이색적이었다. 방망이가 타자들보다는 덜 익숙한 선수들이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자세를 교정했다. 시종일관 밝게 진행됐지만 그 속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특히 가장 진지한 표정의 벨레스터가 선수들, 코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장면이 이목을 끌었다.
양일환 코치는 이날 훈련이 투수들에게 하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日 오키나와)=정일구 기자
투수들의 타격훈련. 어떤 뜻이 있을까. 훈련을 지도했던 양 코치는 투수들의 허리를 서게 만드는 훈련”라며 하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 훈련의 주된 목적이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투구 시 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리를 세우는 훈련이라는 뜻. 강력한 구위의 공을 던지기위해서 투수들은 적극적인 하체활용이 필요하다. 타격훈련을 통해 이에 맞는 자세를 설정하는 것이다.
마운드 주요자원들은 물론 외인투수까지 함께 진행된 투수들의 타격훈련. 투수들의 허리를 세우는 것처럼 삼성의 마운드도 반듯하게 설 수 있을까. 올 시즌 예년에 비해 중대한 도전의 시기를 맞게 될 삼성 투수들의 이색적인 훈련 모습이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