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던 이동통신 3사가 다음달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주파수 경매를 두고 다시 일합을 겨룬다. 이번 경매가 이동통신사들의 주파수 운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KT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반면 이번에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접전이 예상된다.
미래부는 다음달 4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관련 토론회를 열고 주파수 경매와 관련한 이동통신 3사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통신 업계에는 정부의 주파수 경매 기조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오는 4월 시행되는 주파수 경매에서 매물로 확정된 주파수는 700㎒ 대역에서 40㎒, 1.8㎓ 대역에서 20㎒, 2.1㎓ 대역에서 20㎒, 2.6㎓ 대역에서 40㎒, 20㎒다. 총 5개 블록으로 모두 롱텀에볼루션(LTE)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경쟁도 어느 때보다 높을 전망이다.
가장 눈길이 쏠리는 주파수 대역은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2.1㎓다. SK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던 60㎒ 대역에서 재할당된 40㎒를 제외한 나머지다. 특히 할당 구역을 특정하지 않고 경매후 할당 사업자 인접 대역으로 조정해서 분배하기 때문에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 모두 광대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알짜 주파수대다.
여기에 2.6㎓ 대역도 논란에 휩싸여 있다. 현재 2.6㎓ 대역을 활용해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동통신 사업자는 LG 유플러스가 유일하다. SK텔레콤, KT는 2.6㎓ 대역을 확보하면 해당 주파수에 맞게 통신 인프라를 다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매물로서의 매력이 낮다. 따라서 비교적 낮은 경매가로 낙찰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여기에 다른 이동통신사들이 내심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과 KT가 재할당받는 2.1㎓ 주파수 80㎒ 대역에 대한 가격 산정 방식에서도 각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재할당 대상이 아닌 LG 유플러스는 2.1㎓ 주파수 20㎒ 대역이 경매로 나왔기 때문에 재할당 대가도 경매가에 상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는 경매와 재할당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경매가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한 조치라고 강변한다.
이밖에 700㎒나 1.8㎓ 주파수 경매에서는 KT가 활용도가 가장 높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T는 각 주파수 권역에서 입찰을 받을 경우 모두 활용도가 높아 이번 경매에서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의 계산도 복잡하다. 이번 주파수 경매가 황금 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경매액이 2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매액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어 무작정 경쟁을 부추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미래부는 일단 4일 토론회에서 이동통신 업계의 입장을 청취한 뒤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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