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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무서울 줄만 알았던 박성웅의 大반전
입력 2016-02-29 11:3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배우 박성웅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2016년을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과 영화 ‘검사외전으로 화려하게 시작한 박성웅.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시청률 20%를 넘으며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고 ‘검사외전은 9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히 쾌속 질주 중이다.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카리스마만큼 인간미도 철철 넘쳤다. ‘차도남의 패션 감각을 자랑하면서도 소박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안 어울릴 듯 잘 어울리는 천진난만함, 그야말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Q. 매력적인 시나리오에 빠져 선택했다고 하더라. 어떤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나?
A. 신선했다. 상상했던 진부한 스토리나 설정이 아니었다. 2부까지만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지루함 없이 빨리 읽혀지더라. 캐릭터 역시 입체적이어서 좋았다. 웃기기만 한 놈도 아니고, 허풍만 떠는 놈도 아니고. 자기 일만 하려고 하는데 주변 여건이 그렇게 못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모두 매력적이었다.
Q. 5년 만의 지상파, 브라운관에 좀처럼 나오질 않았는데?
A. 한 때 ‘박성웅은 이제 영화만 하고 드라마는 안 한다더라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영화 촬영이 연이어 있다 보니 드라마와 기회가 안 닿았을 뿐이지 배우가 뭘 가리겠나. 드라마가 유독 촬영 시간과 날짜가 빡빡해서 맞추기가 좀 힘들었을 뿐이다. 좋은 작품이면 언제든지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이번에 그 기회가 닿아서 좋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워낙 있었다. 시청률 면에서도 결과물도 좋아서 뿌듯하다.
Q. ‘리멤버를 무사히 마친 소감은?
A. 솔직히 시청률 20%가 그렇게 대단한 숫자인 줄 몰랐다. 불과 6년 전만 해도 ‘태왕사신기로 50% 시청률도 경험해봤다. 당시에는 시청률이 정말 후했는데 요즘엔 짜다. 작년에 보니 20% 넘은 게 ‘용팔이 하나더라. 게다가 환경도 많이 변해서 놀랐다. 드라마는 무조건 밤샘 작업에 쪽 대본이 필수인줄 알았는데 많이 달라졌다. 스태프들도 젊어졌고 시스템도 발전했다. 환경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Q. ‘악역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팬들의 반응?
A. 자꾸 내게 ‘악역 전문이라고 말하는데 이전에도 착한 역할 여러 번 했다. 근데 그 작품이 잘 안됐을 뿐이다. 악역만 맡으면 잘된다. 그래서 이미지가 굳은 것 같다. 사실 배우로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는 건 당연하다. 앞으로는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 팬들의 반응? 아무리 내가 악역을 많이 했더라도 그들은 항상 나를 사람 박성웅으로 봐준다. 그래서 참 고맙다. ‘성웅 오빠의 이런 모습을 우리만 알았는데 남들도 알게 돼서 기쁘다는 반응이다. 특별히 새로워하진 않는다. 앞으로 그들도 놀랄 일이 생기면 좋겠다.

Q.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A. 사투리. 사투리 연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솔직히 시작할 때부터 욕먹을 줄은 알았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부산 사람이 아니니까. 사투리 선생님을 두고 그저 열심히 하는 방법밖엔 없더라. 대본은 어느새 나만의 악센트가 가득한 악보와 같았다. 그래도 한계는 있더라.
Q. ‘리멤버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A. 그냥 촬영장에 가면 유승호를 볼 수 있다. 그게 그냥 좋았다. 내 시야에 승호가 들어오는 순간 광대가 승천하더라. 특유의 눈웃음이 있다. 드라마가 끝나자 마자 영화 ‘검사외전을 봤다고 연락이 왔더라. 정말 귀엽다.
Q. 유승호에 대한 애정이 정말 남다른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승호는 인성이 남다르다. 함께 일하는 소속사 대표님 덕분인 것 같다. 그분은 승호를 연예인이 아닌 배우로 키우고 계시더라. 워낙 오래된 사이라 승호가 대표를 ‘아빠라고 부른다. 촬영장에 항상 함께 계시니 배우들과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정말 승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신다. 젊은 친구들이 잘 모를 수 있는 부분들을 대표님이 잘 케어해준다. 솔직히 승호는 중국 진출의 기회도 많고, 돈을 쓸어담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대표는 돈을 쫓으면 뭐합니까. 국내에서도 아직 톱이 아닌데 밖은 나가 뭐합니까. 일단 안에서 잘해야죠”라고 늘 말하더라. 배우로서의 인생, 인간 유승호의 인성 이런 걸 가르치더라. 정말 인상 깊었다.
Q. 유승호에게 연기적으로 어떤 조언을 해줬나?
A. 이런저런 조언 보다는 그냥 지켜봤던 것 같아. 그게 오히려 부담스러울까봐. 잘하고 있는 친구한테 괜히 더 얘기할 할 필요는 없으니까. 같이 잘 달리면서 봐주는 게 전부였다. 딱 한번 촬영하면서 조언을 한 적이 있긴 한데 나중에 보니 이미 내가 말하기 전부터 그렇게 연기하고 있더라. 무안할 정도로 이미 잘 하고 있는 친구였다.
Q. 안 해본 연기 중에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A. 아빠와 아들 간 이야기. 감동적인 부정의 얘기? 그런 게 해보고 싶다. 또 코믹 연기도 해보고 싶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뭘 해도 2%가 부족하고 허당인 그런 캐릭터. 인간미 넘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그런 캐릭터를 맡고 싶다.
Q. 배우 생활 20년. 여전히 연기를 할 때 행복한가?
A. 당연하다. 여전히 행복하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일치하는 사람인 것 같다. 법대에 진학했지만 연기의 길로 틀어버린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 힘들 것 같았다. 누군가에겐 행복한 길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다. 친구들은 ‘헛바람 들었냐고 만류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아무 말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는데 나는 아니다. 잘 선택한 것 같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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