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정국으로 국회가 꽉막힌 가운데 새누리당내에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묘한 엇박자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당의 지도부가 손발이 맞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김종인 대표가 김무성 대표에게 전화해서 ‘오늘 10시에 당 대표 및 원내대표 2+2 회동하자고 제안했고 김무성 대표가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테러방지법으로 촉발된 국회마비 사태를 풀기위해 야당이 손을 내밀었는데 여당 지도부내 이견으로 불발됐음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여야 대치국면을 풀기 위해 대화채널을 가동할 수 있지만 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제대로 성의를 표하지 않는 이상 대화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원 원내대표가 여야 회동을 하려면 외통위, 법사위 모두 열어 북한인권법과 무쟁점법안을 다 처리해 가져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원 원내대표는 야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야당은 무제한 토론 제도를 악용한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법안 처리를 위해 협조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기존 조직과 법령만으로 테러대응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테러방지법 필요 없다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왜 (테러방지법을) 제출했는지 설명해야한다”며 야당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의 묘한 엇박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2일 여야가 북한인권법 및 무쟁점법안 처리에 합의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협상 과정에서 원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 처리를 야당이 약속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국가정보원에 정보수집권한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원 원내대표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고 곧바로 새누리당 의원 전체에 23일 본회의 취소 알림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와 김종인 대표가 원 원내대표가 나간 직후 23일 본회의서 북한인권법과 무쟁점법안을 처리한다고 합의하면서 다시 23일 본회의 개최로 번복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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