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생활상과 일제의 수탈정책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영상 7편이 25일 공개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이 러시아 소재 아카이브와 독일 성오틸리엔 수도원에서 발굴·수집한 것으로, 국내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한국영상자료원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록영상 발굴공개 언론시사회에서 1920~30년대 우리의 생활상과 일제의 수탈정책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영상 7편을 발굴해 디지털화했다”며 일제 강점기 역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상자료원이 2010년 8월 러시아에서 발굴한 기록영상물은 ‘북선의 양은 말한다(1934·22분44초)와 ‘황해도 축산공진회 영상(1924·7분21초)이다. 2009~2015년 독일에서 발굴한 건 1927년 제작된 장편 한 편, 단편 네 편으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87분57초)와 ‘한국의 결혼식(26분56초) ‘조상숭배(20분38초) ‘한국의 아이들(18분48초) ‘한국의 선교현장에서(7분54초)이다.
‘북선의 양은 말한다는 일본이 제작한 선전 기록영화다. 북한 지역에 호주산 양을 운반·사육하는 과정 등 1930년대에 실시된 남면북양정책(南棉北羊政策)을 상세히 담아냈다. 호주산 양이 국내에 수입되는 과정과 수송 해로 등을 보여줘 남방지역을 상대로한 일반무역에 어느 경로가 이용됐는지 파악 가능하다.
‘황해도축산공진회 영상은 1924년 10월 21일부터 황해도 사리원에서 열린 공진회장 거리를 촬영한 기록물이다. 공진회는 일제 강점기 대규모 상업 행사로, 그중 하나인 황해도축산공진회는 축산물만 따로 취급하고 있다.
독일에서 발굴한 다섯편은 1925년 성베네딕도회 독일 본부 수도원장이던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가 해외 선교 활동차 방한했을때 제작한 것이다. 각 작품은 서울, 원산, 금강산, 만주 등지에서 만들어졌으며 배오개 시장(지금의 동대문시장), 원산 해성보통학교 운동회, 재현된 결혼식, 장례식 등 다양한 한국문화와 전통풍습이 담겨있다.
송규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국내에 북양정책, 축산공진회 등과 관련한 연구성과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문화사 연구를 촉진시킬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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