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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CJ와 힙합①] ‘쇼미더머니’가 만든 힙합의 쇼 비즈니스화
입력 2016-02-25 14:04 
사진=CJ E&M
[MBN스타 유지훈 기자] CJ가 대중들에게 힙합을 권했다. 그리고 대중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조금씩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다.

Mnet은 CJ E&M의 채널이다. 과거 Mnet은 ‘힙합 더 바이브라는 힙합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003년 방송됐던 이 프로그램은 힙합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언더그라운드에 있던 랩퍼들의 무대를 보여줬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얼마 되지 않아 종영했다. 그 당시 대중이 힙합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단순하게 힙합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는 점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힙합 더 바이브의 종영 원인으로 꼽았다.

이후 Mnet은 대중과 힙합의 벽이 허물어질 때 즈음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꺼내들었다. 언더그라운드의 랩퍼들은 시청자들 앞에 섰고 자신의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 랩을 선보였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치열한 경쟁에 집중했으며‘쇼미더머니는 시즌4까지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여기에 ‘언프리티 랩스타가 합세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11인의 여자 랩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시즌 1에서는 제시, 치타, 키썸, 타이미가 시즌 2에서는 걸 그룹 피에스타 예지, 트루디, 헤이즈 등이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언프리티 랩스타와 ‘쇼미더머니에는 ‘힙합 더 바이브에서 볼 수 없었던 경쟁이라는 코드가 있다. 도전자들의 경쟁은 서사를 만들었고 거기에는 각자의 음악이 곁들여졌다. 2016년에도 이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시즌으로 시청자들 앞에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런 Mnet의 힙합을 주제로 한 예능프로그램의 큰 성공에는 비난도 이어졌다. 힙합에는 디제이(DJ), 비보이(B-boy), 랩(Rap), 그래피티(Graffiti)라는 4대요소를 비롯해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한다. 이처럼 힙합은 음악의 한 장르인 동시에 하나의 문화이기도 하다. 음악의 한 장르로만 국한했을 때도 이는 변치 않는다. 스토리텔링 기법,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 사랑 등 가사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쇼미더머니 속 힙합은 매우 좁다. 디스와 스웩이다.

사진=CJ E&M
초기의 ‘쇼미더머니는 누가 더 랩을 잘하는지 경연하는 프로그램인 것처럼 보여졌다. 이는 랩퍼들의 경쟁구도를 형성했고 방송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됐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랩퍼들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 높은 수위의 가사를 썼고 과격할 정도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송민호는 산부인과처럼 다리 벌려”라는 여성비하적인 가사를, 블랙넛은 죽부인을 들고 성행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는 화제성과 직결됐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전파를 탔던 노래들은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쇼미더머니는 쇼 비즈니스다. 결국 화제성이 수익을 창출해낸다. 이미 ‘디스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던 힙합은 랩퍼들을 경쟁구도에 집어넣을 수 있는, 화제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최적화된 장르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는 힙합의 모든 면에 대해 몰랐던 대중으로 하여금 ‘힙합이 곧 디스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언더그라운들 랩퍼는 ‘쇼미더머니는 힙합 문화의 디스라는 측면만 부각한다. CJ가 힙합을 대중화시켰다고 말하지만 결국 힙합을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사용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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