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고거래 통해서도 “샘플 팝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화장품 샘플을 저가 상품에 끼워 판 업체가 적발돼 논란인 가운데 일부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서도 비슷한 불법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거래 카페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머리끈이나 파우치 등과 엮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유명 브랜드 샘플판매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2년 개정된 현행법에 따라 화장품샘플 판매는 불법으로 분류된다. 샘플에는 화장품의 명칭과 제조판매업자의 상호를 제외하고는 제조일자나 개봉 후 사용기간, 성분 등에 대한 표시의무가 없다. 때문에 내용이 변질되거나 부작용이 발생해도 소비자가 보상받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관련 법이 개정된 지 4년여가 흘었지만 여전히 법망을 피해 불법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업자들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은 판매 목적으로 샘플을 대량 확보해 유통시키는 오픈마켓보다 개인 간 거래로 둔갑할 수 있는 중고 거래 사이트나 앱을 통해 유통시키면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샘플이라는 문구 대신 미니 화장품이나 꼬마 화장품, 덤 등으로 단어를 바꿔 판매글을 게시했다. 심지어는 각기 다른 브랜드의 샘플들을 묶어 화장품 세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편법을 사용해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서울시 민생 사법경찰단에 따르면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개인 판매를 빙자해 샘플을 다른 물건 구매 시 제공한 ‘서비스라며 판매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
화장품 샘플 판매가 인터넷에서 성행하는 것과 관련해 각 회사별로 자체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샘플 유통을 막기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 없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샘플은 테스트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데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부분까지 회사에서 관리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불법 거래를 잡아낸다고 해도 이를 제재할 권한은 정부에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내년 2월부터는 홍보용인 샘플 화장품 포장에 명칭과 제조판매업자의 상호, 사용기한과 제조번호를 기재·표시하도록 화장품법이 개정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