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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①] ‘위대한 유산’ PD “환희 섭외, 고민 많았다”
입력 2016-02-25 13:10 
사진=위대한 유산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예능 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이 새롭게 바뀐 지 한 달이 지났다. 새로운 변화의 중심은 다름 아닌 故최진실의 아들, 환희 군이 있었다.

‘위대한 유산은 도시와 전혀 다른 낯선 환경 속에 놓인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자연에서 뛰노는 소중함을 알게 되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현재 김구라의 아들 MC그리(김동현), 故최진실의 아들 최환희, 야구선수 홍성흔의 자녀 홍화리, 홍화철 남매, 전 농구스타 현주엽의 자녀 현준희, 현준욱 남매와 이들의 삼촌으로 UFC 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출연 중이다.

본래는 성인 스타들이 자신의 부모님의 일터에서 일을 해보며 부모님의 인생을 이해하는 다큐 예능이었던 ‘위대한 유산은 지난 1월 대대적인 개편을 하며 아이들의 성장스토리로 테마가 바뀌었다. 포맷 자체를 뜯어고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위대한 유산의 안소연 CP와 박영미 PD는 한입모아 새해맞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지난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위대한 유산은 뜨거운 관심 속에서 정규 편성이 됐다. 하지만 기존 포맷인 성장한 자녀와 부모 사이의 스토리는 생각보다 길게 나오지 못했다. 이미 ‘완성된 그림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생각한 게 ‘미완성의 그림이 나올 수 있도록 연령대를 낮추면 어떨까 싶은 거였다.”(안소연 CP, 이하 안)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화제는 역시나 최환희 군. ‘국민 배우였던 故최진실을 기억하는 이라면 환희 군에 대한 감정이 남다를 터다. 안 CP와 박 PD 또한 환희 군의 출연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이 긴장했다고. 하지만 훈훈한 댓글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서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고 회상했다.

기획 의도는 외동아들이거나 형이 없거나 동생이 없는 등의 아이들이 형제, 자매를 만드는 과정을 그리는 거였다. 그래서 가족이 필요한 사람을 생각해봤다. 환희가 떠오르더라. 할머니와 여동생이 있지만 나름이 외로움이 있을 거고 얘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았다. 늘 서울에서만 있었으니 시골에서 어울리고 하면 더 웃을 일이 많아질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환희를 섭외하게 됐다.”(박영미 PD, 이하 박)

사진=위대한 유산 방송 캡처


걱정이 안 된 것은 아니었다. 안소연 CP는 걱정이 정말 많이 됐고, 민감할 수도 있고, 때로는 상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환희 군의 섭외를 앞두고 제작진의 고민이 깊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답은 환희 군이 가지고 있었다. 다름 아닌 그의 ‘굳은 의지였다. 처음에 반대했던 환희 군의 할머니도 결국에는 방송 출연을 허락하게 됐다.

할머니께서 걱정이 많으셨다. 저라도 그랬을 것 같다. 하지만 반대를 하신 만큼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싶어하셨다. 그래서 할머니께서 직접 환희에게 의사를 물어보셨다. 환희는 꿈이 배우이기도 했고, 방송 내용을 들은 후 하고 싶어 했다. 할머니께서는 ‘힘들면 지금이라도 하지 마라고 말하며 때때로 환희의 의사를 물어보시는데, 아직까지는 환희가 ‘재밌다고 대답한다고 한다.”(안)

환희 군은 방송 환경이 낯설 텐데도 꿋꿋이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박 PD는 어린 동생들이 생겨서 힘들어하기도, 재밌어하기도 한다”고 말하며 그래서인지 김동현 삼촌이나 MC그리 형에게 더욱 의존을 한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MC그리와 환희 군의 속 깊은 대화는 많은 시청자를 울렸는데, 실제로 이 둘은 ‘친형제 같은 유대감이 생겼다.

MC그리나 환희 둘 다 결핍이 있고, 또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조심스러워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본인들의 이야기니 더욱 쉽게, 툭 털어놓곤 하더라. 어른들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필터링을 거치는데 아이들은 서로 아무렇지 않게 엄마와 가족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걸 보면서 친형제 같은 느낌을 받았다. MC그리가 또 환희를 잘 챙기고 정말 착하다. 둘이 ‘국민 형제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박)

사진=위대한 유산 방송 캡처


때로는 이들의 가족 이야기가 ‘신파로 흘러가지 않을까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제작진 또한 이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영미 PD는 신파로 비춰질까봐 더 깊게 못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성인이면 토크의 방향을 상의하고 진행하면 되는데 아이들이다보니 더 터치하지 못하는 게 있다고.

저희가 아이들의 그런 (아픈)이야기들을 꺼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버리면 아이들도 ‘우리가 여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왔나 싶을 거고, 분명 상처받을 거다. 그래서 상황을 던져주거나 할 뿐 전혀 터치를 하지 못한다. 제작진 또한 ‘굳이 속을 파고 또 파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그려내려는 건 아이들의 가족사가 아닌, 아이들이 가족을 만들어가고 다시 가족을 생각해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박)

이런 고민 끝에 만들어진 ‘위대한 유산은 비록 커다란 파급력을 지닌 예능 프로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시골에서 뛰고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잔잔한 기쁨과 웃음을 자아내는 ‘착한 예능으로 거듭났다. 환희 군의 어려운 결심, 그리고 MC그리라는 든든한 형이 아니었다면 과연 ‘위대한 유산이 완성될 수 있었을까. 제작진의 ‘신의 한 수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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