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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의 진짜투수] 제구의 완성, ‘앞다리를 지켜라’
입력 2016-02-25 09:06  | 수정 2016-02-25 09:08
KIA 양현종은 투구 동작의 전 구간에서 안정된 하체 밸런스를 보여주는 좋은 투수다. 사진=MK스포츠 DB
오키나와 캠프를 지켜보는 재미는 KBO 각 팀의 풍성한 올 시즌 자원들과 함께 연습경기에 등장하는 일본 선수들도 짬짬이 볼 수 있는 데 있다.
23일 KIA-요미우리전에서는 새 외국인 투수 지크 스프루일(27) 등 KIA 마운드의 기대주들과 함께 요미우리의 올해 드래프트 1순위 ‘귀한 루키인 사쿠라이 도시키(23)의 투구도 볼 수 있었다. 씩씩하게 공을 잘 뿌리는 좋은 투수로 보였다.
아직 투수들이 공 스피드는 정상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한 이른 시기지만, 대부분 실전피칭에 준하는 단계에 들어가 있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한일을 막론하고 여러 투수들을 한꺼번에 지켜보다보면 다양한 투구폼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앞다리의 중요성이다. 앞다리가 단단히 버티느냐, 무너지느냐의 차이가 완성된 자기폼으로 잘 던지는 투수들과 아직 불안해 보이는 투수들을 가른다.
잘 던지는 투수들은 회전의 중심이 되는 축발(오른손 투수의 왼발)을 내딛은 이후부터 투구를 완결할 때까지 앞다리가 무너지지 않는다. 안정된 몸통의 회전, 일정한 릴리스포인트를 유지할 수 있고 공을 던진 이후의 자세도 깔끔하다.
KIA 양현종(27)과 윤석민(30)의 투구를 지켜보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단단하게 버텨주는 앞다리의 듬직함 때문이다.
반면 아직 부족해보이는 투수들 중에는 이 앞다리를 지켜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력한 몸통 회전이 필요한 투구동작에서 축발이 단단하게 버티지 못하면 상체에서 문제가 생긴다. 흔한 케이스는 무릎이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팔이 벌어지는 경우다. 몸이 뒤로 넘어가면서 벌써 이상적인 몸통 회전이 어려워진다.

앞다리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릴리스포인트 역시 들쭉날쭉해진다는 얘기다. 더없이 섬세한 미션인 제구력에 치명타가 된다. 휘청하고 공을 던지고 난 뒤 중심이 무너지기 쉬워서 투구 이후의 수비동작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끝까지 앞다리를 지켜내면서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다듬기 위해서는 역시 단단한 하체를 길러야겠다. 좋은 투구 밸런스와 타이밍을 습득하는 것은 최대의 숙제다. 여기에 더해 앞다리가 자꾸 무너질 때는 혹시 너무 ‘세게 도는 데에만 욕심을 부리면서 회전에 과하게 힘을 쏟고 있지 않는지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투수의 투구동작이란 볼수록 섬세하다. 작은 차이를 집요하게 고쳐내야 하는 고된 과업이 모든 투수들의 숙명이라 하겠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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