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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톡톡] 염경엽의 전지훈련 힌트: 결과보다는 과정이다
입력 2016-02-25 06:00  | 수정 2016-02-25 09:32
염경엽 넥센 감독이 당장의 성적에 집중하는 선수들에게 큰 안목을 기를 것을 주문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황석조 기자] 신사 같은 이미지로 잘 알려진 넥센 염경엽(47) 감독. 그런 그가 LG와의 경기 후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선수들의 실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일까. 둘 다 아니었다. 염 감독은 ‘오늘을 위해 경기하는 선수들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한창 오키나와서 실전 담금질을 펼치고 있는 넥센. 아쉽게도 24일 이시가와 구장에서 펼쳐진 LG와의 경기는 10-14로 패했다. 시작 전부터 날씨 등 외부적인 조건이 좋지 않았으며 또 여러 선수들의 점검이 더 중요했기에 단순결과만 놓고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경기였다.
그렇지만 경기종료 후 이어진 선수단 미팅에서 염 감독은 다소 높은 톤의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무엇인가를 주문했다. 언뜻 보기에는 패배에 대한 질책과 꾸지람으로 보일 수 있던 상황. 객관적으로도 넥센의 이날 경기력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첫 실전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새 외인투수 로버트 코엘로는 1회 시작부터 난타를 당하며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어 등판한 라이언 피어밴드도 믿음을 주는 투구내용이 아니었다. 젊고 신선한 얼굴들이 이날 대거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공격과 수비 그리고 주루에서 누구 하나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경기결과나 플레이 중 벌어진 실수에 대한 부분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제는 풀어나가는 과정. 염 감독의 머릿속에는 시즌이 아닌 오늘을 위해 경기하는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선수들이 결과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됐다.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고 말문을 연 염 감독은 당장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염 감독은 과정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맞는 타이밍 등을 설정해야 한다. 오늘만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의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선수들의 조급함을 걱정했다.
이날 염경엽 감독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정일구 기자
애정 어린 쓴 소리는 계속됐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각자 루틴이 있다. 스스로 훈련하면 얻는 것이 있는데 이날 한 경기 눈도장을 받기 위해 욕심을 부리게 되고 결국 이 과정을 잊는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흔히 하는 실수”라며 훈련에서만큼 실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선수들의 과욕을 경계했다.
이날 첫 실전경기를 경험한 외인투수 코엘로는 부진했다. 첫 실전이기에 몸이 덜 풀린 상태임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부족했던 것이 사실. 그렇지만 염 감독은 잘 (얻어) 맞았다. 본인이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이다. 지켜보면 충분히 제몫을 해낼 선수”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외인선수 혹은 베테랑들에게는 다른 잣대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다음 대목에서 의문은 해소됐다. 지금은 훈련하고 연습경기하는 시기다. 연습경기서 잘하는 것보다 정규시즌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젊은 선수들이 야구와 훈련에 대해 보다 넓은 가치관을 가지길 소망했다.
염 감독은 연습경기 때 얻어맞고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인가를 깨닫고 발전하는 것이 야구를 더 잘하고 감독 눈을 사로잡을 선수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지고 올 시즌 대외환경이 많이 변할 예정인 넥센. 감독의 마음은 선수들이 승리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빨리 깨달아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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