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경동가스 자사주 150억 산다
입력 2016-02-24 17:45  | 수정 2016-02-25 17:50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경동도시가스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 측 주주 제안을 받아들여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국내 상장사가 외국인 기관투자가 제안을 감안해 주주환원책에 나선 것은 드문 사례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동도시가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5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주식 수는 향후 주가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나 이날 보통주 주가 7만54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19만9000주다. 매입 금액은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2628억원 대비 6%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 기간은 이달 29일부터 8월 28일까지 6개월이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이 회사 측에 배당 확대, 감사 추가 선임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요구하자 대신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경동도시가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197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SC펀더멘털은 경동도시가스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만큼 기존 주주 제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허위츠 SC펀더멘털 대표는 "5년 전 투자 개시 이래 경영진과 정기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나윤호 경동도시가스 대표는 "최근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왔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SC펀더멘털은 최근 GS홈쇼핑을 상대로 배당을 2배로 늘려 달라고 주주 제안하고 나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주주 제안 법적 기준인 '지분 1% 이상 6개월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주주 제안을 철회했다. 허위츠 대표는 "단순 계산상 실수를 발견하고 주주 제안을 철회했다"며 "지분 요건을 충족하면 정기 주총이 끝난 뒤 향후 적당한 시기에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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