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사 작년 배당금 19% 늘렸다
입력 2016-02-24 17:43  | 수정 2016-02-24 19:57
코스피200 기업 배당금 총액이 전년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신증권은 코스피200 구성 기업 중 배당을 공시한 107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배당금 총액이 전년 대비 평균 18.9%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4년 이들 기업 배당금 총액은 10조2575억원이었지만 2015년에는 12조1989억원으로 늘어났다.
2014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SK이노베이션, SBS, 삼성물산 등 7개 기업이 새롭게 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100개 기업 중 58개 기업 주당 배당금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주당 배당금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기업도 27%나 됐다. 반면 배당을 줄인 기업은 12개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이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순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했음에도 배당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기업들 잉여현금흐름이 양호하게 나타난 영향이 크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구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설비투자 규모가 더욱 빠르게 줄어듦에 따라 배당 여력이 커졌다"며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정부가 추진한 정책도 배당 확대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국내 기준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배당 증가 추세는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작년 말 주가 기준 코스피200 연간 배당수익률은 1.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인 1.48%보다 12bp 높다.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펀드 설정액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 설정액이 연초 대비 1.1%(2700억원) 늘어났지만 배당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5.5%(3000억원) 늘어나 증가폭이 더 컸다. 최근 코스피가 1900을 넘어서자 주간 설정액 기준으로 일반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지만 배당주식형 펀드는 아직 유출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조원 규모로 국내 주식형 펀드 규모 1위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에는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1618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베어링고배당플러스'와 '한국투자배당리더'도 각각 516억원, 216억원 순유입을 기록하며 연초 이후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 배당주 펀드는 연말 배당시즌을 겨냥해 하반기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 약세 속에서 예금이자 이상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배당주 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KT&G, 기업은행 등 배당에 우호적인 기업들을 주로 담고 있는 '신영밸류고배당'은 배당수익률 목표가 2.5%로 웬만한 은행 예금보다 낫다. 향후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배당주 펀드 인기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배당을 하면 좋은 회사, 안 하면 나쁜 회사'라는 사회적 인식 변화로 기업 배당수익률은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용환진 기자 /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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