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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Y 포럼] 차두리 “차범근 벽 높았다…잘할 수 있는 일 택하라”
입력 2016-02-24 17:10 
사진=천정환 기자
[MBN스타 김윤아 기자] 전 축구선수 차두리가 청년들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2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청년 멘토링 축제 ‘MBN Y 포럼 2016이 ‘네 꿈을 펼쳐라는 주제로 막이 올랐다.

이날 차두리는 한국에 있을 때 사람들이 ‘차두리는 달리기만 빠르다고 말해서, 내가 육상선수인 줄 알았다. 축구는 못하고 힘만 좋다는 평가도 많이 들었다. 그러다 히딩크라는 감독을 만나서 그 편견을 깰 수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월드컵 이후 독일로 진출했다. 독일에서는 나를 굉장히 빠른 선수라고, 새롭게 평가해줬다. 그때부턴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겼다. 뭔가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자라났다. 그런데 내가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좋은데 독일 진출 후 3~4년 지나도록 골을 못 넣는 공격수가 돼 있더라. 점점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비교하면서 독일 언론의 지탄을 많이 받았다”라며 그 이후엔 운동장 안에서 공이 오는 게 두려워졌다. 골을 못 넣으면 비난이 받을 것을 알고 손가락질 받을 것을 알아서 그렇게 됐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심리치료를 받았다. ‘정신 멀쩡한데, 왜 내가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하냐고 거부했다. 그런데 설득 끝에 치료를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끝으로 차두리는 치료를 받으며 아버지라는 현실의 벽을 알고 말았다. 그래서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비교적 많은 나이에 모험을 했다. 골도 넣고, 많은 관심을 받고 아버지처럼 스타가 되고 싶었다. 이후 현실을 직시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수비를 하게 됐다. 골을 못 넣어도 욕을 안 하더라. 마음이 편하더라. 경기를 거듭할수록 ‘내가 잘하는 일이 이거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보다 잘 하는 선수가 꿈이 아니라, 경기장 안에서 진정으로 행복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그 덕에 수비수로 대표팀에 선발되고, 남아공 월드컵에 나가고, 아시아컵에도 나갈 수 있었다. 내가 하고픈 말은 축구로 따지면, 차범근만큼 인정받진 못했지만,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내가 꼭 큰 성공, 돈 명예 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을 했을 때 행복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으면 한다. 그것이 빛나는 일이 아니어도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라며 진솔한 연설로 끝을 맺었다.

한편 ‘MBN Y포럼은 2030 세대 5만 5000여명이 직접 뽑은 영웅들이 총출동하는 ‘영웅쇼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총 5개 분야에서 350여명의 영웅을 추천받고 이들중 투표를 통해 최종 11명을 선정했다. 11명의 영웅은 분야별로 ▲글로벌 영웅 김용 세계은행 총재 ▲정치 영웅 나경원 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경제 영웅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남자 문화·예술 영웅 MC 유재석, 배우 오달수 ▲여자 문화·예술 영웅 가수 보아, 발레리나 강수진 ▲스포츠 영웅 차두리, 김연아 등이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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