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직주근접`의 힘…서대문구 재발견
입력 2016-02-22 17:07 
남가좌동 재개발지역 전경.
요즘 서울 부동산 시장은 양대 축에 따라 움직인다. 강남3구(강남·송파·서초)가 명실상부한 한 축이라면 다른 하나는 마포·서대문·은평으로 대표되는 강북3구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마포 부동산 시장이 홍대 상권과 직주근접형 주거지로 '귀하신 몸'이 됐다면 뒤를 바짝 쫓는 곳은 서대문 일대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만 못하리라는 예상 속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아파트들 매매 가격이 보합세 내지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지만 서대문구 일대 주택 시장은 바쁘게 돌아가는 중이다. 매매 시세가 오름세를 유지하는 한편 입주와 분양이 동시 다발적으로 활발히 이뤄진다.
기존 아파트 매매의 경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홍제동 '인왕산한신휴플러스' 전용 84㎡형은 꾸준히 가격이 올라 현재 4억7000만~4억9000만원 선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입주한 아파트로 당시 매매 가격이 4억3000만~4억5000만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세가 최소 2000만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강북 도심권으로 출근하려는 젊은 부부들 수요가 많아 호가를 높여도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오는 판이라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고 말했다.
재개발 사업과 분양·입주도 계속 이어진다. 입주의 경우 서울시와 통계청에 따르면 연말 등록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전세난 여파로 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25개 자치구 중 서대문구(32만3105명)만 유일하게 사람이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인 9~12월 새 남가좌동과 북아현동에서 각각 'DMC파크뷰자이'와 '아현역 푸르지오' 등 집들이가 이어져 일대에서만 8200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순항 중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과 홍제역이 이어지는 홍제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서대문구청과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2010년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무악재역 인근인 홍제1구역은 오는 3월 5일 총회를 열고 같은 달에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홍제역 역세권인 홍제3구역 역시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남3구와 마찬가지로 재건축·재개발 차익을 원하는 캐나다·호주 교포들이 가족을 통해 서대문구 일대 물건을 사들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다음달부터 대거 분양이 시작된다. 남가좌동에선 현대산업개발이 남가좌 제1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DMC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22층 전용면적 59~127㎡형 총 1061가구 중 617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2024년 단지 인근에 서부경전철 명지대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홍제동에서는 역시 현대산업개발이 홍제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홍제원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18층에 전용 34~117㎡형 총 906가구 중 임대 182가구를 제외한 37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이 인근에 있다.
투자자로서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완판' 되거나 분양권에 수천만 원 웃돈이 붙기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서대문구 일대는 광화문·종로 등 강북 도심과 가까울뿐더러 남북을 관통하는 서울 지하철3호선이 지나기 때문에 강남권 접근성도 높은 편"이라며 "개발이 진행 중인 대신 비슷한 직주근접지인 마포구에 비해 시세가 1억원 이상 싼 아파트들이 많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눈을 돌리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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