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토프레소 오종환 대표 “‘느림보 거북이’가 되고 싶은 커피아저씨”
입력 2016-02-22 16:13  | 수정 2016-03-14 15:13
16일 서울 한남동 토프레소 본사에서 만난 오종환 대표

직장 생활을 하다 영어 공부하러 떠난 호주에서 처음 카푸치노를 맛봤습니다. 믹스 커피만 알았던 제가 커피의 세계에 처음 발 딛은 순간인거죠”
계절마다 시즌음료가 쏟아지고 각종 디저트에 가격 경쟁까지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커피 시장에서 ‘느림보 거북이를 자청하는 브랜드가 있다. 올해로 13년째 천천히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국내 토종 커피브랜드 ‘토프레소다. 커피라고는 식후 믹스 커피밖에 몰랐던 평범한 직장인에서 장수 커피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장수 토프레소 (Topresso) 오종환(48·사진) 대표를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토프레소 본사에서 만났다.
안타깝지만 토프레소라고 하면 아직 낯선 분들이 꽤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오 대표의 얼굴에는 조급함이나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토프레소를 론칭한 지 13년째이지만 아직 브랜드 자체를 낯설어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오 대표보다 더 늦게 시작한 후발 커피주자들이 600~1000여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데 토프레소의 매장을 불과 250여개다. 하지만 보여지는 외적 성장이 더디다는 주위 평가에도 오 대표는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이유가 뭘까.
회사 이념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입니다”라며 가맹 개설에 있어 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경영에 무게를 뒀죠”라고 말했다. 조급함에 빠져 섣부르게 뛰기보단 느리지만 가맹점 하나하나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성장하는 커피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그의 신념은 슈퍼바이저 인력 규모를 통해 엿볼 수 있다. 토프레소는 가맹점의 관리와 영업전략 등 컨설팅을 담당하는 슈퍼바이저가 전직원의 40%가 넘는다. 일반적으로 타 커피 프랜차이즈는 10~25% 내외인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그는 매장이 오픈하면서 안정적인 상태가 되기까지 운영관리와 지원을 돕는 슈퍼바이저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맞춤형 지원체제를 만드는 것으로 가맹점주와 본사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학을 전공 후 벤처기업 ‘한글과컴퓨터와 ERP개발회사 등 IT업계에 몸담았던 오 대표는 영어 공부를 위해 무작정 사표를 쓰고 떠난 호주 멜버른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달달한 믹스커피만을 찾았던 ‘아저씨에서 에스프레소 원두를 고민하고 커피의 맛을 음미하는 ‘커피 전문가로 변신한 것이다.
그는 당시 한국에서는 아저씨가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거나 커피 전문점에 앉아 있는 모습은 낯설었다”며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호주사람들이 멋있어 보여 처음으로 ‘카푸치노라는 것을 맛봤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커피와 사랑에 빠진 오 대표는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종잣돈 3000만원으로 순천향대 앞에서 지난 2004년 토프레소의 첫 발걸음을 뗐다. 당시 학생들이 좋아하는 메뉴인 토스트와 커피를 주 메뉴로 삼고 토스트와 에스프레소의 앞글자를 딴 토프레소 상호를 만들었다.
브랜드 성장해 있어서는 ‘느림의 미학으로 천천히 가자는 오 대표이지만 본인은 물론 직원들의 자기계발은 예외로 둔다. 오 대표는 직원들에게 뭐든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쓸 수 있는 활동을 하고 다른 곳에서 더 성장할 수 있다면 주저말고 나가라”고 말한다. 토프레소가 누구에게나 성장의 터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토프레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복고 열풍을 겨냥해 파르페를 출시했다. 오 대표는 4050대는 추억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2030대 젊은 친구들은 복고 음료를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복고 파르페를 필두로 브랜드 알리기에 이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면서 토프레소는 올해 제2의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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