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군의 발톱 등으로 분단의 비극을 고발했던 한국의 대표적 극작가 박조열 씨가 20일 심장마비로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3년 전께부터 신부전증을 앓던 박 씨는 이날 투석 과정에서 숨을 거뒀다. 1930년 10월 8일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직후 월남한 고인은 스스로 겪은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작품에 담아 고발해왔다. ‘토끼와 포수(1964), ‘목이 긴 두 사람의 대화(1966), ‘불임증 부부(1967), ‘흰둥이의 방문(1970), ‘오장군의 발톱(1974), ‘조만식은 아직도 살아있는가(1976) 등을 발표했다. 희곡 외에 TV, 라디오 드라마도 썼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전쟁의 야만성을 고발한 ‘오장군의 발톱은 작가가 한국전쟁 당시 최전방에서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고인은 북에서 고통받은 가족들의 소식을 전해 들은 뒤인 1986년 이후 극작을 중단했다. 수십 년간 단 10편 정도의 작품만 남긴 과작의 작가다. 백상예술대상(1988), 옥관문화훈장(1999)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선분씨, 아들 박현섭(서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씨가 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8시. 장지는 미정.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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