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D-1…'속도계'라 불리는 이유

美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D-1…'속도계'라 불리는 이유



네바다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리는 대선 주자 경선은 미국 대선 일정에서 '속도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달 초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실시된 경선이 '풍향계'로 일컬어지는 것과 비교되는 개념입니다.

아이오와나 뉴햄프셔에서 승리한 대선 주자라면 자신이 처음 받은 탄력을 잘 이어가고 있는지를, 그리고 뒤졌던 사람이라면 얼마나 효과적으로 만회했는지를 '속도계'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미국 정치 분석가들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설명했습니다.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정치 지형이 아이오와나 뉴햄프셔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인종별 인구 구성입니다.

미국 연방통계국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네바다 주의 라틴계 인구는 27.8%로 미국 전체의 17.4%에 비해 크게 높았습니다. 네바다의 아시아계 인구 비율 8.3% 역시 미국 전체의 5.4%보다 높았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흑인 인구비율이 27.8%로 미국 전체 13.2%의 2배 이상이었습니다.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백인 인구비율이 각각 87.1%, 91.3%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입니다.

이런 인구 구성은 지금까지의 경선에서 우위를 보였던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나 테드 크루즈에게는 극복해야 할 일종의 장애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네바다나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결과는 소수계 주민들이 그들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성적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소수계 주민들 사이에서도 샌더스나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난다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지표가 될 전망입니다.

네바다 경선이 당원대회(코커스) 형식인 데 비해,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이 예비선거(프라이머리)인 점은 트럼프 같은 강경 성향 대선주자보다 다소 온건한 다른 대선 주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속도계'에 비유할 수 있는 또다른 이유는 이 두 곳의 결과가 짧게는 오는 3월 1일 '슈퍼 화요일'로, 길게는 대선 당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슈퍼 화요일'에는 13개 주 또는 지역에서 일제히 경선이 열립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통해 공화당에서는 1980년 이후 전직 대통령의 연임 시도를 제외하면, 승자가 대선후보 자리에 오른 경우가 7번 중 6번이었습니다.

200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며 뉴햄프셔에서의 패배를 설욕한 뒤 그 기세를 대통령 당선으로까지 이어간 사례가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1988년 이후 연임 시도를 제외하고 5번 중 3번의 승자가 대선후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들 3명은 빌 클린턴, 앨 고어, 그리고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입니다.

미국 네바다 경선/AP=연합뉴스

네바다 경선 결과는 사우스캐롤라이나만큼 승리자와 대선 후보 간의 상관관계가 크지는 않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 주자 밋 롬니는 네바다에서의 승리를 후보 자리를 향한 '순풍'으로 활용했습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에는 네바다에서 2위에 머물렀지만, 1위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5.7%의 비교적 적은 격차를 유지했고, 그 점을 이후 실시된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