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무성 서청원, 갈등 폭발…김무성 "미운놈 쳐내고 꽂아넣기 막겠다"
입력 2016-02-19 08:37 
김무성 서청원/ 사진=연합뉴스
김무성 서청원, 갈등 폭발…김무성 "미운놈 쳐내고 꽂아넣기 막겠다"

4·13 총선 공천 룰을 둘러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 대표가 상향식 공천 사수 의지를 드러내자,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 공천'과 '외부 영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친박계가 조직적인 행동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특히 친박계는 수적인 우위를 앞세워 김 대표를 '고립무원', '사면초가'의 상태로 몰아가려는 강력한 압박 작전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연일 김 대표를 향해 "공천에 관여하지 마라"고 선전포고한 데 이어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김 대표를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국입니다.


1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부 갈등의 마그마가 표층을 뚫고 본격적으로 분출했습니다.

공천 완료 시점까지 끝없이 계속될 지난한 갈등의 '신호탄'인 셈입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을 겨냥한 친박계 지도부의 비판성 발언이 잇따르자 작심한 듯 정면으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김 대표는 "당 대표로서 공천관리위가 당헌당규의 입법 취지에 벗어나거나 최고위원회에서 의결된 공천 룰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략공천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하려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린 셈입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공천관리위원회가 당헌·당규의 입법 취지에서 벗어나거나 최고위원회에서 의결된 공천룰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친박계 역시 이 같은 김 대표의 경고를 사실상 무시하고 완전 상향식 공천 원칙에 '메스'를 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원들의 얘기에 대해 당 대표가 자꾸만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다. 자칫 당 대표 개인 생각이 공관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조금 전 김 대표가 말한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김 대표에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이에 김 대표가 "공관위가 당헌·당규에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반복하자, 서 최고위원도 "그런 언행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대응하는 등 양측의 대립은 감정 싸움으로까지 치달았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를 통해 상향식 원칙에서 더는 뒤로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공개적으로 친 것이고, 친박계는 이러한 김 대표의 계획에 어떻게든 제동을 걸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입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공관위가 출범했으면 독자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당헌·당규의 정신"이라며 공관위의 역할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완전 개방형인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시행하는 곳은 미국밖에 없다. 부정적인 면을 생각하면 모두 돈 잔치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일단 외형적으로는 김 대표와 이한구 위원장 간의 갈등을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당의 가장 중심에서 책임 있는 분이 '막가파식 공중전'을 통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란 표현을 통해 김 대표 비판에 무게를 실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다만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헌·당규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그대로 운영하는 것이야말로 쓸 데 없는 분란과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길"이라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친박계의 이 같은 파상 공세에 사실상 단신으로 맞선 김 대표의 행보는 현재로선 다소 힘에 부쳐 보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비박계에서 공개적으로 친박계에 맞설만한 위상을 가진 인물을 현재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임명한 황진하 사무총장·홍문표 1부총장이 있긴 하지만 친박계의 파상 공세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입니다.

비박계 인사들로서는 이미 친박 주류가 지도부와 공관위를 장악한 상황에서 섣불리 공격에 나섰다가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이란 두려움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무성 대표도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나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대표는 또 이한구 위원장의 광역시도별 우선추천 3곳 요구에 대해 "어떻게든 틈새에 넣어서 하겠다는 것이다. 몇몇 지역에서 미운 놈을 쳐내고 사천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나는 미운 놈을 쳐내고 원하는 놈을 꽂아넣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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