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키는 엄청난 실수다” (유학생 캔더스 람슈르씨(29·미국))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를 통해 핵무기 개발을 막고 북한이 더이상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유학생 허천이씨(27·중국))
18일 매일경제신문이 만난 미국·중국·러시아·일본·네덜란드 출신 국내 유학생들은 최근 남북관계에 대해 고립을 자초한 북한의 책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대북정책도 보다 강경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말로만 듣던 남북 갈등을 직접 경험하게 된 외국인 유학생들은 자국의 이해관계를 떠나 제3자의 입장에서 솔직한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허천이씨는 다른 나라 의견은 무시한 채 자기 마음대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이 모든 사태의 주범”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남북 교류가 거의 없는 줄 알았는데 개성공단·이산가족 상봉 등 많은 노력이 있었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군사적 위협으로 일관하는 북한의 행태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불러온 북한은 스스로 제 목을 조른 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양대 유학 중인 옥사나씨(25·러시아)는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외국에서 어렵게 일하고 있는데 정작 자국 땅에 있는 개성공단의 폐쇄를 감수하는 건 위기를 자초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유키에씨(26·일본)도 개성공단 포기가 북한의 교섭수단 중 하나겠지만, 자신들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잃을 것이 더 많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이 강하게 맞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경희대 국제대학원(GSP)에 재학 중인 캔더스 람슈르 씨는 왜 한국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대해 강력히 맞대응하지 않는지 의아했다”며 현재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겠지만 외교적으로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의 도움을 이끌어내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옥사나씨도 한국의 호의적 태도에 북한은 얕잡아보는 식으로 대응한다”며 한국이 강한 모습을 보여야 북한이 부담을 느껴서 무분별한 행동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으로는 국제 사회가 힘을 합쳐 공동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데니스씨(24·네덜란드)는 북한에게 국가를 완전히 뜯어 고치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국제사회에 협력하지 않으면 더 이상 존립할 길이 없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며 다양한 제재 조치들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람슈르 씨는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다면 어떤 제재도 효과가 없다. 중국이 지금보다 강력한 스탠스를 취해야 북한 문제를 해결할 길이 보일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앞으로의 대북 지원 정책 방향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하지만 일방적인 ‘퍼주기식을 벗어나 ‘기브 앤 테이크 형태로 가야한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데니스씨는 지금 북한은 자신들이 절망적일 정도로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북한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도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옥사나씨는 무작정 지원하는 것보다 북한과 계약 형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직접 지원 대신 개성공단과 같이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노동력을 제공받는 식으로 ‘주는 만큼 받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상경 기자 / 연규욱 기자 / 김희래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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