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폰 강력 보안체계에 FBI ‘백도어’ 요구, 애플은 ‘거절’
입력 2016-02-18 15:31  | 수정 2016-02-19 15:38

FBI 테러범 아이폰 잠금 해제, 필요하다” vs 애플 사이버 마스터키를 만드는 것은 위험하다” 누구의 뜻이 옳을까.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FBI가 범인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지 못해 약 3개월간 수사에 제동이 걸린 상태라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FBI는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에서 총기로 14명을 살해한 테러리스트의 아이폰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석달간 고군분투 중이다. 이토록 오랜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너무나도 복잡한 (혹은 안전한) 아이폰의 보안체계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가 틀린 암호를 여러 번 입력했을 경우, 일정 시간동안 암호 입력 자체를 못 하도록 만들어놨다.

즉 암호 입력이 5번 틀리면 1분 동안, 9번 틀렸을 경우엔 1시간동안 아무런 입력도 할 수 없다. 또 이용자가 미리 사생활 보호 설정을 해놨다면, 암호 입력 오류가 10회 연속될 시 자동으로 아이폰의 모든 데이터가 삭제된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아이폰이 암호를 인식하는 데 12분의 1초가 걸리도록 만들어놨다. 즉 FBI가 고속 입력기를 이용해도 1초에 12가지 조합만 입력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조건에서 21억7000만가지의 6자리 조합(소문자 알파벳·숫자)을 모두 입력하면 5년 6개월이 걸리며, 만약 암호 6자리에 대문자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경우의 수는 568억개, 입력시간은 무려 144년으로 늘어난다.
보도에 따르면 FBI는 이 같은 암호 입력 대기시간을 없애달라며 애플에 ‘백도어를 요구했지만, 애플은 FBI의 이같은 요구에 거부 의사를 전했다.
FBI의 요구에 응해 보안체계를 한 단계 무너뜨리면 사이버 사생활 보호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것이 이유다.
팀 쿡 애플 CEO는 16일 고객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보안장벽을 우회할 백도어가) 한 번 만들어지면 다른 많은 기기에도 계속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실생활과 비교하자면 식당, 은행, 가게, 가정집을 불문하고 수억 개의 자물쇠를 딸 수 있는 마스터키에 상응하는 것”이라고 백도어 개발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FBI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FBI를 비롯한 미국 정부의 수사기관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애플의 보안체계에 백도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지털뉴스국 김수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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