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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레이더 시카고] 美 옐런의 금리행보 관전법
입력 2016-02-17 17:41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해 말을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연방 기준금리를 올린 게 2006년 6월이었다.
1세대 아이폰이 출시되기도 전의 일이다.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와 근 7년간 이어진 유례없는 통화완화 정책 끝에 약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드디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채권시장의 선제적 움직임, 미국의 완만한 경기 회복, 지속적인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점진적인 변화가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FOMC 정례회의 발표 내용은 투자자 기대와 대체로 일치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향후 금리 인상은 점진적이며 경기지표에 의존할 것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강조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근거로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개선과 주택경기 호조, 물가의 중기적 상승 가능성을 꼽았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이런 것들보다 연준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판단된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밝힌 옐런 의장 발언을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따라서 연준은 과거 긴축기와 달리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그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는 얘기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지난해 9월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 주기는 2004년 긴축기에 비해 속도가 절반 정도로 둔화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사보고서가 나온 이후 FOMC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전망은 더 늦춰졌다.
물론 금리 정상화를 개시한 것 자체가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나 글로벌 경제에서 성장을 저해하는 여러 변수가 상존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연준에서 희망하는 속도로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달러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상당 수준의 금리 정상화가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가 돼버렸다.
연준은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장·단기 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커브 스티프닝)을 원하겠지만 우리는 거꾸로 장·단기 금리 차가 줄어들(커브 플래트닝)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옐런 의장이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시켜가겠다고 공언한 이래 단기채 금리는 상승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장기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 장기채 금리는 하락했다. 그 결과 2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 간 금리 차이는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장기 회사채 리스크 프리미엄도 현재 수준에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과거에는 장·단기 국고채 금리 차가 줄어들면 장기 회사채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연초부터 지정학적 긴장 고조, 유가 불안, 기업들의 부채 비율 상승 등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은 이미 상승한 상태라 현재보다 더 높아지기는 힘들다.
전 세계적인 초완화 통화 기조로 인해 지난 몇 년간 채권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낮은 변동성이 유지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 12개월 동안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다.
그러나 금리정책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취약한 시장 상황을 예방하고자 하는 연준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런 연준 입장을 감안할 때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매번 빠르게 진정될 것이다. 점진적이고 느리게 그리고 사전에 충분한 신호를 전달하며 이뤄지는 금리 인상은 시장에 큰 혼란을 주지 않을 것이다.
[존 월딩 PPM아메리카 하이일드뱅크론 부문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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