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난번엔 한산했는데” 초반부터 불붙는 현대증권 인수전
입력 2016-02-17 15:03  | 수정 2016-02-17 15:39

지난해에 이어 다시 시장에 나온 현대증권을 둘러싼 M&A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나란히 재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데 이어 중대형급 증권사들도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불과 1년 반전에 진행했던 M&A 당시 사모펀드 3곳만 참여했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을 앞두고 키움증권도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초기 단계에서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빠르면 다음주 중에 인수전에 참여할 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던 메리츠종금증권은 현대증권 M&A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가 인수의향서 제출 사실을 밝히며 이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대우증권 M&A에서 미래에셋증권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현대증권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인수 의지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아직 예비 입찰 마감이 아직 2주 정도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인수 후보군이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중국계 금융회사나 사모펀드도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앞서 지난 2014년 5월에 진행했던 매각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2014년 5월 말에 마감했던 예비입찰 당시에는 파인스트리트와 오릭스, 자베즈파트너스 등 3개 사모펀드만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매각측은 입찰 일정을 늦추며 다른 매각 대상자를 기다리기도 했지만 결국 추가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없었다. 혹시나 했던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의 인수 도전도 없었다. 결국 현대그룹은 예비입찰이 끝난 지 반년 넘게 지난 지난해 1월에야 오릭스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파킹딜 의혹 등이 불거지며 매각에 실패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불과 1년 반여 만에 현대증권 M&A에 대한 시장 반응이 이처럼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대우증권 M&A가 매듭지어진 점을 꼽고 있다. 대우증권이라는 매물이 사라지면서 대형 증권사 매물은 현대증권만 남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려는 매수자 입장에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배수의 진을 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의 매각가가 주당순자산비율(PBR) 0.5배도 안 되는 수준이어서 저렴한 가격에 몸집을 키우기엔 좋은 면이 있다”라면서 지난 현대증권 매각 때에는 진성매각이 아니라는 소문이 업계에 많이 퍼져있어서 다른 증권사들이 인수전 참여를 꺼렸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예비입찰 초기 단계여서 본격적인 흥행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KB금융과 한국투자증권이 일단 나서기는 했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권 문제 등을 감안하면 그렇게까지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대증권은 매물로서 대우증권보다 확실히 메리트가 떨어지는데다, 매각하는 쪽이 급한 상황이다 보니 극심한 경쟁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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