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현대로템 ◆
지난해 현대로템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2001년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된 후 15년 만에 최대 규모 영업적자를 냈고, 수주는 70% 가까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112억원, 2352억원으로 1년 새 적자가 각각 6배와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29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현대로템 주가는 오히려 9%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고된 악재였고, 일시적 부진을 일거에 반영한 것으로 본 것이다. 특히 현대로템이 제시한 올해 수주액 가이던스(예상치)가 시장에 믿음을 주면서 주가를 견인했다.
현대로템의 올해 신규 수주 가이던스는 3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신규 수주가 철도 6000억원, 방산 3000억원, 플랜트 4000억원 등 1조3000억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60% 급증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미 연초에 5314억원 규모 필리핀 마닐라 전동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장기유지보수계약 등 총 7000억원 규모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이 최종 조율 단계에 있어 이르면 1분기 중에 1조2000억원 정도 수주를 확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1분기까지 수주 예상치 3조3000억원 중 1조2000억원이 확실시 돼 수주 목표의 36%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철도 부문 수주액이 2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고, 플랜트 부문도 계열사 물량만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예정돼 있어 이 부문에서만 7000억원대 수주가 가능해 보인다. 안정적인 방산 부문은 3000억원 수주가 무난할 전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올해 수주 예상치 3조3000억원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고 내부 목표치는 이보다 높다"며 "3조3000억원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최소한의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업실적도 올해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어닝쇼크의 주범이었던 브라질 상파울루 교외 전동차 프로젝트는 1헤알당 290원의 환율을 적용해 손실처리를 완료한 상태다. 이 프로젝트는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현지 파트너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달러화 대신 헤알화로 결제하기로 계약을 변경한 탓에 손실을 입었다. 계약 당시 헤알당 530원이던 환율이 지난해 말 290원으로 하락하면서 1800억원에 이르는 공사손실충당부채가 한꺼번에 인식된 것이다. 15일 기준 헤알당원화 환율은 304.66원을 기록하며 폭락세가 진정되고 있다. 또한 현대로템은 철도 부문 외 다른 부문도 지난해 손실을 대부분 털어냈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부문은 수주잔액 1조원 중 문제 가능성이 낮은 계열사 물량 5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젝트들은 지난해 실적에 손실 가능성을 대부분 반영했다"며 "정부와 비용 사후정산 문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방산 부문도 합의나 중재가 이루어질 경우 환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예상치 평균)는 42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29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것이다. 현대증권도 현대로템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지만 올해부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올렸다. 목표주가는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한 재무상태 악화는 다소 부담이다. 2014년 말 153.1%였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50.8%로 대폭 높아졌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12월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A+'에서 'A'로 내렸다.
한신평은 "거액의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상당 폭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현대로템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2001년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된 후 15년 만에 최대 규모 영업적자를 냈고, 수주는 70% 가까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112억원, 2352억원으로 1년 새 적자가 각각 6배와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29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현대로템 주가는 오히려 9%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고된 악재였고, 일시적 부진을 일거에 반영한 것으로 본 것이다. 특히 현대로템이 제시한 올해 수주액 가이던스(예상치)가 시장에 믿음을 주면서 주가를 견인했다.
현대로템의 올해 신규 수주 가이던스는 3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신규 수주가 철도 6000억원, 방산 3000억원, 플랜트 4000억원 등 1조3000억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60% 급증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미 연초에 5314억원 규모 필리핀 마닐라 전동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장기유지보수계약 등 총 7000억원 규모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이 최종 조율 단계에 있어 이르면 1분기 중에 1조2000억원 정도 수주를 확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1분기까지 수주 예상치 3조3000억원 중 1조2000억원이 확실시 돼 수주 목표의 36%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철도 부문 수주액이 2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고, 플랜트 부문도 계열사 물량만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예정돼 있어 이 부문에서만 7000억원대 수주가 가능해 보인다. 안정적인 방산 부문은 3000억원 수주가 무난할 전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올해 수주 예상치 3조3000억원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고 내부 목표치는 이보다 높다"며 "3조3000억원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최소한의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업실적도 올해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어닝쇼크의 주범이었던 브라질 상파울루 교외 전동차 프로젝트는 1헤알당 290원의 환율을 적용해 손실처리를 완료한 상태다. 이 프로젝트는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현지 파트너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달러화 대신 헤알화로 결제하기로 계약을 변경한 탓에 손실을 입었다. 계약 당시 헤알당 530원이던 환율이 지난해 말 290원으로 하락하면서 1800억원에 이르는 공사손실충당부채가 한꺼번에 인식된 것이다. 15일 기준 헤알당원화 환율은 304.66원을 기록하며 폭락세가 진정되고 있다. 또한 현대로템은 철도 부문 외 다른 부문도 지난해 손실을 대부분 털어냈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부문은 수주잔액 1조원 중 문제 가능성이 낮은 계열사 물량 5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젝트들은 지난해 실적에 손실 가능성을 대부분 반영했다"며 "정부와 비용 사후정산 문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방산 부문도 합의나 중재가 이루어질 경우 환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예상치 평균)는 42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29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것이다. 현대증권도 현대로템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지만 올해부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올렸다. 목표주가는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한 재무상태 악화는 다소 부담이다. 2014년 말 153.1%였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50.8%로 대폭 높아졌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12월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A+'에서 'A'로 내렸다.
한신평은 "거액의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상당 폭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