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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드러눕자" 車사고 보험금 年1조3천억
입력 2016-02-16 17:21  | 수정 2016-02-16 19:58
가벼운 자동차 사고에 따른 인적 배상을 위해 연간 1조3000억원 넘는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보험업계는 잘못된 입원 문화 개선과 보험 사기 방지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스란히 보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16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대인 보상 한도가 최저(80만원)인 상해 12~14급자들에 대한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액은 1조332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인 배상 지급액 중 42.7%에 이르는 수치다. 지급 인원은 134만6647명으로 전체 대인 배상 보험금 지급자 가운데 85.7%에 달한다.
상해 12~14급은 대부분 전치 2주 정도 가벼운 부상을 당한 사람들로 보험업계에서는 간단한 치료나 통원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사람들로 분류한다. 이 같은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한 해 1조3000억원 넘게 들어가는 셈이다.
손해보험사들은 경미한 사고 때문에 막대한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은 물론 많은 보상 관련 인원이 투입되는 상황이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1년 82.3%에서 2015년 88%(추정)까지 올라갔다.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액은 같은 기간 4070억원에서 1조1100억원(추정)으로 급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미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만 줄여도 보험사들 손해율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결국 자동차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겨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사고가 나면 합의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입원부터 하는 국민 의식 전환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교통사고 환자 입원율이 10% 미만인 데 비해 한국 교통사고 환자 입원율은 40%를 오르내린다.

한 손보사 보상 관계자는 "병원이 많이 늘어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간단한 치료만 하면 되는 환자들에게 입원이나 자기공명영상(MRI)·CT 등 비싼 검사를 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중소 병원들은 보험사들이 먹여살린다는 말까지 돌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진료나 입원에 대한 지시는 전적으로 병원에서 담당하고 있어 보험사들은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 간 협의를 통해 경미 사고 때 입원 기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갈수록 늘고 있는 보험 사기도 문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3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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