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회 연설, 김종인에 먼저 인사…모두 나간 후 둘만 남아 대화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도발에 초당적 협력을 구하기 위해 3개월여 만에 국회 연설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상·하의 모두 군청색 바지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6분께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이 본관 밖 하차구간까지 나가 박 대통령을 영접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본관 입구 안쪽에서 박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정 의장이 "어서 오십시오"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악수를 건네자, 박 대통령은 웃음을 띤 채 정 의장의 손을 잡으며 인사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의장접견실로 이동해 정 의장과 정갑윤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김무성·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대표, 새누리당 원유철·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 등과 25분가량 차담을 했습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심한 감기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의장이 "우리 야당에 인사를 먼저 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박 대통령이 더민주 김종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나서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인사를 했다는 게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의 전언입니다.
박 대통령은 한때 정권창출의 일등공신이었으나 지금은 제1 야당 대표로 변신해 정치적 대척점에 선 김종인 대표와 가장 먼저 인사하며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했다고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박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가 대면한 것은 2014년 3월 이후 23개월만입니다.
박 대통령은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원래 오늘 이종걸 대표님 교섭단체 연설인데 이렇게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사의를 표했고, 정 의장도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김무성 대표와 인사할 때는 부르튼 입술을 보고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고 격려했고, 이에 김 대표는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김영우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가동중단으로 우리 국민 7명이 볼모로 잡힌 일을 언급, "어떠한 다른 논리도 국민 안위 문제를 넘어설수 없었기 때문에 미리 알릴 수 없었다. 무사귀환이 가장 중요했다"며 개성공단을 폐쇄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고 김영우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또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지원 대책으로 "최대한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를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외국 바이어들과 신용관계에 특히 신경써달라"고 요청하자 박 대통령은 "알았다"고 답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테러방지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지금 테러 분자들이 우리나라에 잠입해와서 언제, 어디서든지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급히 테러방지법을 제정해 국민안전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원유철 원내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김성수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안보상황도 심각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가 국정의 중요한 한 축이지 않습니까. 정책이라는 게 적시에 써야 효과가 있는 법이고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간이 지나가면 의미가 없다. 조속히 입법을 처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먼저 그렇게 갑작스럽게 (개성공단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서 좀 소상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잘 참작해서 대중국외교를 강화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는 게 김성수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통일대박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대북정책이) 너무 왔다갔다한 것 아니냐. 핵실험을 처음 한 것도 아니고 미사일 발사도 다 예고돼있던 상황인데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외교전략으로 갑작스럽게 돌아선 데 대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이란 통일이 됐을 때 밝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의 단호한 대처, 핵위기 극복을 위한 단호한 대처가 모순되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김무성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다른 참석자들이 나간 이후에도 남아 박 대통령과 대화를 더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만의 대화에서 김종인 대표는 '국민이 좀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왜 그런 개성공단 결정을 급작스럽게 한 것인지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해달라'는 얘기를 길게 했고 대통령은 특별한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고 김성수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김성수 대변인은 "김종인 대표가 제일 안쪽에 있어서 대통령과 제일 안쪽에 남을 수밖에 없는 배치였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두 분이 얘기를 좀 더 하신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독대' 시간은 3분 가량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국회에 여전히 묶여있는 서비스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법은 대화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오전 10시 31분께 국회 로텐더홀을 빠져나왔습니다. 오른쪽에 김무성 대표, 왼쪽에 원유철 원내대표가 동행해 박 대통령을 배웅했습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윤상현·조원진 의원뿐만 아니라 김학용·안효대·박창식·심윤조·홍지만 의원 등은 박 대통령이 승차할 때까지 함께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국회를 찾아 총 3번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고, 예산안이 아닌 다른 국정현안으로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도발에 초당적 협력을 구하기 위해 3개월여 만에 국회 연설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상·하의 모두 군청색 바지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6분께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이 본관 밖 하차구간까지 나가 박 대통령을 영접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본관 입구 안쪽에서 박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정 의장이 "어서 오십시오"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악수를 건네자, 박 대통령은 웃음을 띤 채 정 의장의 손을 잡으며 인사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의장접견실로 이동해 정 의장과 정갑윤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김무성·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대표, 새누리당 원유철·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 등과 25분가량 차담을 했습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심한 감기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의장이 "우리 야당에 인사를 먼저 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박 대통령이 더민주 김종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나서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인사를 했다는 게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의 전언입니다.
박 대통령은 한때 정권창출의 일등공신이었으나 지금은 제1 야당 대표로 변신해 정치적 대척점에 선 김종인 대표와 가장 먼저 인사하며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했다고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박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가 대면한 것은 2014년 3월 이후 23개월만입니다.
박 대통령은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원래 오늘 이종걸 대표님 교섭단체 연설인데 이렇게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사의를 표했고, 정 의장도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김무성 대표와 인사할 때는 부르튼 입술을 보고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고 격려했고, 이에 김 대표는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김영우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가동중단으로 우리 국민 7명이 볼모로 잡힌 일을 언급, "어떠한 다른 논리도 국민 안위 문제를 넘어설수 없었기 때문에 미리 알릴 수 없었다. 무사귀환이 가장 중요했다"며 개성공단을 폐쇄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고 김영우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또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지원 대책으로 "최대한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를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외국 바이어들과 신용관계에 특히 신경써달라"고 요청하자 박 대통령은 "알았다"고 답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테러방지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지금 테러 분자들이 우리나라에 잠입해와서 언제, 어디서든지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급히 테러방지법을 제정해 국민안전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원유철 원내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김성수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안보상황도 심각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가 국정의 중요한 한 축이지 않습니까. 정책이라는 게 적시에 써야 효과가 있는 법이고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간이 지나가면 의미가 없다. 조속히 입법을 처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먼저 그렇게 갑작스럽게 (개성공단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서 좀 소상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잘 참작해서 대중국외교를 강화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는 게 김성수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통일대박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대북정책이) 너무 왔다갔다한 것 아니냐. 핵실험을 처음 한 것도 아니고 미사일 발사도 다 예고돼있던 상황인데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외교전략으로 갑작스럽게 돌아선 데 대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이란 통일이 됐을 때 밝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의 단호한 대처, 핵위기 극복을 위한 단호한 대처가 모순되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김무성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다른 참석자들이 나간 이후에도 남아 박 대통령과 대화를 더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만의 대화에서 김종인 대표는 '국민이 좀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왜 그런 개성공단 결정을 급작스럽게 한 것인지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해달라'는 얘기를 길게 했고 대통령은 특별한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고 김성수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김성수 대변인은 "김종인 대표가 제일 안쪽에 있어서 대통령과 제일 안쪽에 남을 수밖에 없는 배치였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두 분이 얘기를 좀 더 하신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독대' 시간은 3분 가량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국회에 여전히 묶여있는 서비스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법은 대화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오전 10시 31분께 국회 로텐더홀을 빠져나왔습니다. 오른쪽에 김무성 대표, 왼쪽에 원유철 원내대표가 동행해 박 대통령을 배웅했습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윤상현·조원진 의원뿐만 아니라 김학용·안효대·박창식·심윤조·홍지만 의원 등은 박 대통령이 승차할 때까지 함께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국회를 찾아 총 3번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고, 예산안이 아닌 다른 국정현안으로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