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된 아들 숨지게 한 20대 게임중독 父, 폭행치사 유죄

게임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26개월 된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살인이 아닌 폭행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정용달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24)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살인 부분은 항소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보고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2심은 전기와 난방이 끊긴 상태에서 아동이 돌연사 등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살인 부분을 무죄로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적어도 폭행치사 내지는 상해치사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파기환송했다. 이에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한 혐의 대신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명치 부분을 3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공소 내용을 바꿨다. 정씨는 전기와 난방이 끊긴 아파트에 수시로 아들을 혼자 남겨 두고 외출했다. 피고인은 파기환송심에서 아들의 명치 부분을 손으로 때린 사실은 있지만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어린 아들을 아파트에 홀로 남겨둔 채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고 장시간 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는 등 피해자에게 기본적 보호·양육을 소홀히 하다가 피해자가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댄다는 이유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이 어린 나이에 아버지로서 어려운 처지에 있었고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아내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2014년 3월 경북 구미시 자신의 집에서 PC방에 가려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아들을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 = 우성덕 기자]